엊그제, MBC PD수첩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광우병 보도>이후 검찰이 호시탐탐 제작진을 노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자주 접하던 차였습니다. 주관적이지만, 프로그램 진행을 하는 PD분들의 몰골이 많이 안쓰러워 보이더군요^^
'억울한 병원비, 두 번 우는 환자들'이라는 주제로,
종합병원들의 잘못된 의료비 관행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더군요. '설마'까지는 아니고, 그저 '터질 게 터졌다'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관련프로그램 보기]"병원에서 그 돈만 부당 청구 하지 않았어도 아들은 살아있었 을 것이다"
그렇게 PD수첩이 끝나고 ,
채널을 돌리고 있었는데요. 우연히 같은 주제를 다루는 'EBS 지식채널e의 '위험한 거래'라는 프로를 시청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의 포커스는 '의료계의 씁쓸한 현실'과 관련하여, 잔잔한 영상과 함께 짧고 굵게 메시지를 전달해주더군요. 어찌나 가슴에 팍~ 팍~ 와닿던지^^
같은날 동시간대에,
서로가 짜고치는 고스톱마냥 의료기관의 부적절한 실태에 대한 광경을 접하고나니, 통쾌하면서도 씁쓸하더군요. '사람의 생명을 고귀하게 다루는 기관에서, 돈에 의해 웃고, 돈때문에 울어야 하는 상황'에 그저 허탈해 할수 밖에 없죠ㅡㅡ
PD수첩을 보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라 함)의 권고는 무용지물 같았습니다. 버젓이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종합병원이 환자에게 거의 폭리에 가까운 수준의 치료비를 전가시킨 사례에 대해 줄지어 보도 되더군요. 뒤늦게 소송을 통해 환급을 받은 분들도 계시고, 환자가 사후가 되서야 당당히 소송을 걸어 승소한 분들도 소개되었는데, 뒤끝은 영 개운 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증환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병원측으로부터 치료를 받는데 있어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토로하더군요. 더불어, 병원측의 온갖 회유 속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을 수 밖에 없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정부의 강력한 제제조치와 같은 엄중한 잣대로, 무소불위의 3차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의료법인의 경우, 세제 혜택면에서도 많은 부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돈'에 의해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이라 할지라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이상, 도덕적으로 투명한 구조는 더욱더 요구되기에 그렇습니다. 그렇하기에 법인설립 시에도 까다로운 운영조건이 수반되지만, 세제 지원의 혜택이 따라오는 것이겠죠.
사실 종합병원과 같은 3차 의료기관의 경우,
그 규모만큼이나 느껴오는 엄청난 포스덕에, 환자는 주눅이 든 채, 진료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원무과에 들어선 환자가 특진으로 진료를 권유를 받으면서 부터, 이미 병원과 힘없는 환자간의 머니게임(?)은 시작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3차 의료기관이란?
대학 병원은 500병상 이상, 대학 병원이 아닌 종합 병원은 700병상 이상입니다. 진료 과목은 내과, 소아과, 정신과, 외과, 산부인과, 마취과, 진단방사선과, 임상병리과, 해부병리과 등 9개 과가 있어야 하고 각 과에는 3년 차 이상의 레지던트가 있어야 합니다. 가정 의학과는 2년 차 이상이면 됩니다. 수술실은 5개 이상, CT, MRI, EMG, ANGIOGRAPHY SYSTEM 등의 의료 장비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참조 : 네이버 지식in
저도 얼마 전,
3차 의료기관을 다녀왔다가 바가지만 뒤짚어 쓰고 온 경험(?)이 있기에, 관련 주제에 대해 비슷한 시각에서 몇 자 적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만 바가지를 쓴 것 같아서, 누구한테 하소연할 때도 없어서 답답해 하던 차에, 이런 프로그램을 시청하여 좀 통쾌하더군요^^
제 글이 미화(?)됨과 동시에
일부 의료계 시장의 '바가지 관행'을 알리고자, '언론의 보도'에 뜻(?)을 같이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작은 희망이지만, 바로잡을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도 들었습니다^^(물론, 오지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아름다운 의술을 행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정도는 압니다)
턱관절에 무리가 오는듯 싶어서,
치과에서는 큰병원을 가보라고 하여, 아는 후배에게 물어 물어서 종합병원엘 갔습니다. 가자마자, 특진 진료비를 원무과에서 접수하는데 1만 3천원 정도 들더군요. 뭐, 저는 이게 끝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 일반 치과에서도 3천원이면 진료를 보기에 어느정도 감수했었죠.

특진 진료 접수비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더라구요.
정말 빙산의 조각일 뿐이었습니다. 갑자기, 간호사가 엑스레이를 찍고 오라기에, 저는 진료비를 결제했기에 부담없이 방사선실로 향했습니다. 허나 방사선실 바로 앞에서, 제재를 가하더군요. 원무과에 가서, 또 수납을 하고 오라구요. 일언반구없이, 그저 관행처럼 되어있는 시스템과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무려 4.7만원의 비용을 더 수납하고 나서야 방사선실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엔 X-ray 촬영비를 따로 또 내야했습니다
드뎌 진료 시작^^
더이상 돈 들어갈 때는 없겠지하고, 선생님한테 갔는데, 엑스레이를 쭉 보시더니, 제가 아픈 턱관절에 대한 증상이나 상태에 대한 얘기보다는 엑스레이 상에 왼쪽 턱관절이 약해 보이신다고, 이번엔 CT촬영을 권유 합디다ㅜㅜ 사실 제가 아픈 쪽은 오른쪽이라고 하니깐, CT를 찍어보고 얘기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십분정도 진찰을 보았나요?
되레 어떤 진단이 내려지기 보다,
'CT를 촬영한 후에, 얘기하자'로 진료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종합병원 진료 경험이 전무한 저로서는 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조금 턱관절이 아파서 전문가의 고견을 들으러 온 것 뿐인데,
'제가 어리섞었다'는 생각과 함께 '
아차'싶더군요. 자기네 기계값을 뽑아 먹으려고 작당을 했는지, 그저 고가의 진료비 청구를 위한 수단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CT비용 및 검사비를 또 지출했습니다!
순식간에 20만원ㅡ,.ㅡ
허무하게 진료실을 나오니, 간호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세하게~ 어디가서 수납하고 어디가서 약타먹고 하라고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괜시리 만만한 간호사한테 따져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잠시 진단을 받기 위해서 온건데, 꼭 이것을 해야하냐'며 말이죠^^ 그냥 머뭇거리시더군요. 그리곤 급히 전화를 받으시길래, 허무하게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혼자 고민을 했습니다.
단순히 진료를 목적으로 왔는데, 완전히 낚인 기분 있지 않습니까? 물론, 필요해서 받는 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중증의 환자도 아니고, 증상에 대해 알고 싶어 왔을 뿐인데, 한번에 20만원의 치료비가 가당치나 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단순 진료만 받는 데도, 고가의 비용이 든다면, 어디 무서워서 종합병원엘 가겠습니까? 아니면, 사전에 이것은 비용이 비싸니 차선의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받고와야 진료가 가능하다는 병원의 관행은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
수납하러 가기전,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이러이러한데, 치료와 그에 따른 진단은 받기는 커녕, 검사비용으로만 2,30만원 깨지게 생겼는데, 어떡하냐고요. 와이프가 고민 끝에, 기왕 간거 진료를 받으라고 하기에, 온전히 병원 원무과만 3번 왔다갔다하며, 비용만 고스란히 지출하고 왔습니다. 그렇게 치료를 받고자 간 그날은, 온 종일 촬영만 하다 온 기억 밖에는 없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시사프로그램에서 관련 주제를 방영해주니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고등학교 선배랑 술 한잔 하면서 우연히 이빨치료 얘기가 나오다가,
그 형님도 문제의 종합병원(사실, 모든 종합병원이 그럴 것이기에, 문제도 아니죠)에 임플란트와 관련해서 진료를 받으러 갔던 경험을 말씀해 주셨습니다.(시기상으로 불과 며칠 차이였죠) 형님 또한 진료 비용에 깜짝 놀라서, 곧바로 임플란트로 유명한 동네치과로 옮겼답니다. 겁나서 도저히 치료할 엄두가 안나 더랍니다.
형님 또한,
그병원에서 4만원정도 주고 찍은 엑스레이가, 동네치과에서는 불과 3천원에 찍었다며, 어찌나 허탈해하시던지요. 그 당시, 저도 이구동성으로
'이대로는 안된다'며 당시의 억울한 시츄에이션을 회상하며, 잠시나마 분을 삼키며 술잔을 마주 했습니다.
히포크라테스선서를 아시나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 - 377)는
'의학의 아버지' 혹은 의성(醫聖)이라고 불리는 그리스의 의사선생님이라고 합니다. 특히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사가 될 때, 의료의 윤리적 지침으로서 선서를 하는 것'을 말한다죠.
그들이 제일 먼저 외치는 윤리적 지침은 도대체 어디다가 내팽겨친 것입니까?
인간의 존엄한 생명을 다루는 의술이라면서, 뒤에서는 상술로만 가득찬 채, 자신들의 잇속을 챙긴다면 어떻게 병원을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부익부빈익빈에 따라, 병원도 골라 다녀야 하고, 돈 많은 자들만 고귀한 병원을 다녀야 하는 건지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해망상증에 오버하는 거라고 평가절하해도 좋습니다.
제 주변에는 평범한 서민만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부지기수가 같은 반응을 보이더군요. 최첨단 의료장비를 쓰는 것은 누구나 좋습니다. 다만, 거기에 따른 필요성과 공짜로 해주지 않을 것이었다면, 어느정도 그러한 수단을 포기했을 때를 염두하고, 의사라면 진료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치 관행으로 굳어진 통과의례라면, 거절하겠습니다!
주변에, 의료기기 영업하는 친구도 있는데, 듣자하면, 고가의 의료기기를 한대 납품하면 각종 리베이트와 로비가 엄청나다고 합디다. 더욱이 감가상각이 되는 최첨단 기계 가격을 충당하려면, 환자들에게 그 비용을 고스란히 전가해야 하는데, 낮은 진료 수가로는 어림없으니 특진과 같은 관행 또한, 아직 근절되지 못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으론
병원 이익을 보전해야 하는 경제 논리의 압박 속에, 다른 한편으론 환자의 생명을 살려야 하는 직업 윤리가 직면한 그 현실에 처한 의사선생님들이 그저 안타가울 따름입니다.
점잖게 시키는 데로 진료만 받고 가면 되는데,
'왜 괴짜마냥 너만 난리냐'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중립적인(?) 제가 볼 때도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소득수준이나 인적성검사를 받고 환자를 가려받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내요.
소시민이 큰(?)맘먹고 큰(?)병원 한번 가보겠다고 했다가 큰(?)코 다쳐서 왔습니다.
덕분에, 나름 깨달은 것도 있었구요. 뭐, 적성에 맞지 않을 뿐더러 원래 하던 것처럼, 그냥 근처병원에서 치료 받으렵니다. 나름 인생의 작은 교훈을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이 글을 줄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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