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어머니
8박 9일간의 긴여정의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오늘 회사로 복귀하였습니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책상을 빼겠노라고 엄포를 놓았던 팀장님덕택에
내심 떨었지만 다행히 제 책상을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물론 산더미같은 서류더미와, 쌓여있는 메일덕택에 하루종일 분주히 보냈지만서도,
이제 내심 한가정의 가정이 되었다는 중압감때문인지, 출근하는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무쪼록 일본&몰디브&스리랑카로 이어지는 휴양과 모험의 신혼여행일기는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남기겠습니다^^

정확히, 6월 4일 17시 한국땅을 밟았습니다.
그리곤 기다렸다는듯이,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죠.
그중에서도 장모님과 어머니가 저희를 가장 반겨주신 분들이 아닐까합니다.

도착한 바로 그날,
우리는 신혼집에 들러 한복만 가지고 처갓댁으로 갈 요량이었습니다.
가보니 난잡하게 이삿짐 뭉치가 너지러있었던 집이 말끔히 정리되었고, 전기밥솥에는 찰진밥까지 저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이모든게 장모님이 그간 청소하시고, 준비하신 거라더군요..나중에 처남한테 들었습니다.

암턴, 밥먹고 시시한 얘기보다는 장모님(이제 어머니라 표현하겠습니다)과 속초에 계신 어머니 얘기를 또 하고자합니다.

혹자는 " 넌 결혼해가지고도 맨날 부모님 타령이니?"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부모사랑에 대한 결핍이 있어서인지 암턴 양해바랍니다.

어제 장모님은 옷 정리하느라 밤늦게까지 투덜대는 여친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다름아닌 제가 결혼 후, 첫출근인만큼, 꼭 아침밥 챙겨주라는 내용이었습죠.
제가봐도 짜증낼만하게, 한시간내에 수십통은 온 것 같습니다.
반찬은 뭘 해주고, 국은 뭘 끊여줘라..

그리곤, 급기야 철야기도를 마치고 새벽 5시에 피곤하신데도 불구하고 저희집에 오셨죠. 얼마나 든든하게 먹고나왔던지, 기운이 펄펄나더군요^^

장모님이라는 분..
저희가 신혼여행으로 장기간 비운 동안에, 신혼살림 도둑들면 안된다고, 처남을 저희집에서 일주일간 있으라고 자신의 집에서 내쫓다 시피 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제가 온다고, 여행사에 전화하셔서, 처남보고 공항까지 배웅나오게 해주셨죠..

그렇게 저를 챙겨주시는 분이십니다. 제가 신앙에 대한 정절과 믿음이 장모님의 기대만큼 따라가지 못해서 늘 미안할 따름이죠..암튼 그런 장모님이, 매일 철야기도에 힘드신 몸을 이끌고, 저희 신혼집에 오셔서, 사위 출근 첫날 만큼은 밥을 챙겨주셔야겠다고, 새벽같이 오신 것입니다.

긴말없이, 전 밥을 아주 맛있게 먹었고, 너무나 감동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전 장모님이 아닌 어머니를 한분 얻은 아주 행복한 사위라고 해야겠죠..

울엄마..(헷깔릴까봐 엄마로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제가 결혼하기 전날,
이제 아들놈 마누라 생기기전에 마지막으로 손,발톱과 귀지를 파준다며, 저를 옆에 앉히셨습니다. 어찌나 맘이 찡하던지.. 결혼 전날이라는 이슈와 함께, 제게 고이고이 남을 추억이 될 것입니다.

처갓집에서 하루를 묵고 속초로 내려간 그날..엄마는 저와 여친을 보자마자 한없이 끌어않아 주셨습니다. 그리곤, 장모님께서 준비해주신 음식을 가지곤, 아버지 산소로 갔더랬죠.

이제 제사는 안지낼거다..

내심 종교문제로 갈등이 있을까봐 걱정했던 저의 기우를 뒤로한채, 어머니는 여친에게 단호히 장모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거기서, 순간 저는 여친에게 맘에 담아있던 말을 했습니다. 그간 여친은 아버지 산소에 오면서, 우상숭배문제로 절을 하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신 이상, 더도덜도, 오늘 결혼하고 첫인사하는 자리인만큼, 저와함께 인사를 드리자고 했죠.

여친도 평생을 종교신념에 뜻을 둔 강직한 친구인지라, 실갱이를 했지만, 마지막이라는 설정과 함께, 제뜻을 고맙게도 따라주었습니다. 덕분에 아버지에게 결혼하고 처음 뵙는 자리에서 뿌듯한 인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저녁밥을 먹고 집에서 TV를 보던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난데없이 '오늘 안방은 너희들이 쓰도록 하라'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의미없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늘상 오면, 제방의 제가 쓰던 침대가 있고, 그곳에서 자리라고 예상했는데,
어머니가 상징적인 안방을 내어주신다고 하니, 참 뻘쭘하더군요..
그런데도 당신은 주실게 별로 없다는 것에 계속 미안해 하셨습니다.


참..저희가 잘살아주는 것만으로도 이 두분은 그저 행복하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입니다. 우리가 잘사는게 그저 우리 행복하라고 하는 것인데도, 늘 마음쓰기를 자기들보다 저희를 우선시하시는 분들이죠..

늘 피상적인 말이지만, 언제쯤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늘 받기만하면서도, 원망만 하는 저인데도, 자꾸 생각이나고 숙연해지는 건 또 뭔지-_-

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치부하고 오늘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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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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