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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

1+1 = ? 2008.02.15 12:54

8시쯤..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몇시에 들어오냐는 말에, 퉁명스럽게 '알아서 갈께'라고 대답했다.

오늘이 발렌타인데이인데,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겸언쩍어 했던 그녀다. 난 당연히 그녀의 맘을 알기에 괜찮다고 응수했지만, 그녀는 내내 마음에 걸렸었나보다.

퇴근을 준비하면서,
계속 그녀의 전화에 신경이 쓰였다. 평소같았으면, 원래 약속대로 술을 마시거나, 볼 일을 보고 들어갔으련만, 이날은 나도 모르게 약속을 취소하고 집으로 곧장 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지금 집으로 들어간다'
9시쯤 되었나? 도착해서 초인종을 누르니, 아무말없이 그녀가 인터폰으로 문을 열어주었다. 집안은 깜깜했고, 그녀는 짜여진 각본대로 아무말없이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

직감은 했지만,
설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순간..캄캄한 주방을 지나 방으로 건너갔을 땐, 형광등을 대신해 집안 구석구석에 촛불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풋풋한 감동?
비싼 레스토랑도 아니다. 그렇다고 상다리가 휘어질정도로 음식이 많이 차려진 것도 아니다. 허나 그녀는 우리 둘만의 만찬을 위해 오후내내 내가 좋아하는 크림스파게티를 만드느라 씨름을 했고, 다양한 애피타이저를 준비하느라 앞치마도 벗어놓지 못하고 나를 맞이하였다.

물론 드래싱이 잘 입혀진 샐러드에는 방금 사왔다는 옥수수콘 통조림을 깜박 잊고 넣지 못했다는 푸념을 들어야했고, 케익은 집에 들어오는 길에 넘어져서 약간 찌그러져있었고, 스파게티면은 불어있었다.

하지만 샐러드는 드레싱이 너무나 달콤했고, 스파게티는 날치알과 해삼물..그리고 생크림까지 알맞게 조린 상태에서 환상적인 맛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케익은 오늘 아침, 출근 길에 한쪽을 든든하게 먹고 나왔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
그리고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 어제는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 와이프는 그렇게 특별한 선물로 날 감동시켜 주었다. 이번 발렌타인데이는 그 어떤 초콜릿 꽃다발 보다도 너무나 달콤하고 멋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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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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