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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08 카드 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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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불문율과 같은 철칙이 있다면,

그 첫번째는 담배를 피지 말자..
두번째는 사행성 게임을 하지 말자..
마지막으로 신용카드를 절대로 만들지 말자..

딱 세가지뿐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의지가 박약한 나인지라
유혹에 노출되기만 하면, 푹 빠지는 성격에 비해
29살이 되도록 위 세가지 사항은 철두철미하게 지켜내왔던 것 같다.

첫번째는 어렷을적부터 아버지 담배심부름에 익숙했던 나에게, 담배는 으레 어른이되면 손에 대는 아주 가벼운 존재로 여겼었다. 특히 아버지는 솔을 피시다가 88골드라는 당시의 가장 독한 담배를 하루 2갑 이상 피워대신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이야 청소년이 담배심부름을 하지 못하지만, 당시만해도 아버지 담배심부름은 나의 일상과도 같았다. 그런 아버지의 사인이 담배로 인한 영향이 크다는 결과가 나온뒤로, 난 히스테리에 가까울정도로 이놈에 대해 증오를 하기도 했다.

두번째는 뭐 별 이유없다. 일전에 말했는지는 몰라도, 불행중다행이 내가 컴퓨터 게임이나, 사행성 게임(화투, 포커, 심지어 온라인 맞고게임까지..)에 소질도 없을뿐더러 큰 흥미를 갖지 못했다. 덕분에 술잘마시고, 노래방만가면 각종 퇴폐음주가무에도 능한 나로서는 많은 오해를 받기도했다.

세번째, 바로 신용카드이다. 이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신용카드를 빛좋은 게살구에 많은 비유를 해주셨다. 결론은 결국에는 빚이라는 것!
자신이 이태껏 우리들을 키워오면서, 무엇보다 떳떳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사채나 신용카드와 같이 타인에게 쉽게 의지하려하기보다는 형편껏 근검절약한 가치관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불행중 다행인지, 내가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 1998년도에는 말그대로 소득도 없는 대학생들마쳐 무분별한 신용카드를 발급해주었고, 누구나 흥청망청 이나라의 내수경기 촉진에 일조한바가 컸다. 아마도 내가 군대갈 무렵에 신용대란이 터졌을 것이다.

암튼 난, 취업을 하고 첫월급을 받은 2004년이 되어서야, 가슴을 졸이며, 어머니에게는 일절 비밀로 한 채, 체크카드라는 놈(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것이었다)을 처음 손에 쥐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지금까지 각종 부가서비스는 미미하지만, 체크카드라는 놈을 통해, 신용카드의 편리성을 커버하며 저축한 것은 없지만, 채무도 없다는 긍지속에 별 어려움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내 지갑에는 두장의 신용카드가 있다.

첫번째 카드는 주택자금대출을 받으며, 부득이하게 "을"의 관계로 전락한 나의 딱한 신세 속에, 신용카드를 만들면, 대출금리를 조금이나마 낮춰준다는 은행직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에서 신용카드인생은 시작되었다-- 덕분에 신혼여행가서, 여친의 지름신과 함께 맘껏 신용카드를 긁어대는 쾌락을 느꼈다^^

두번째 카드는 혼수를 장만하는 시점에, 장모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모 가전회사에서 신용카드를 만들면, 先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를 한다며 나에게 사정없이 카드발급을 유혹하시는 것이었다. 당시 장인어른은 이미 포화상태의 카드를 소지하고 계셨고, 마땅히 나밖에 만들 사람이 없었기에, 연락을 주신 것이었다. 그전까지 카드하나 없다는 나의 말에, 괜찮은 젊은이라고 생각했다던 장인어른도 끝까지 고집을 피우는 사위에게 강요는 하지 않으셨지만, 결국엔 내가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난 장모님과 여친의 뜻을 따라 두번째 카드를 발급받게 된 것이다^^결국엔 카드를 지속적으로 쓰게끔 만드는 카드사의 기막힌 상술이었지만, 난 알면서도 모르는척 순순히 응했다.

자조섞인 말로, 난 내의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카드인생의 시작을 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 편리함덕택에 이미 해외에서나 주유시에 몇번 써보았는데, 당장 돈이 안나가니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덕분에 이 카드 두장과 함께, 나의 절제력과 앞으로의 더더욱 자린고비의 생활을 유지해갈지 신경전을 끊임없이 펼쳐야할 것 같다^^

다음달 카드고지서를 받아보며 슬퍼할 나이지만, 카드인생의 서막을 알리고자, 이렇게 씁쓸한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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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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