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고향 친구 녀석이 결혼을 앞두고, 청담역 근처에서 저희들을 소집했습니다. 간만에, 강남 나들이도 할 겸, 기꺼이 모임장소로 행했죠.

1차는 고깃집에서,
이른바 소주보다는 와인이 어울릴 것 같은 '꽃등심'을 먹으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뭐, 여기까지야 일상적인 '앞풀이'였습니다. 그렇게 친구들이 하나, 둘씩 모이고 밤 10시쯤에, 저희는 2차로 근처의 이자카야를 갔습니다.

친구 중에,
일식 주방장이 하나 있는데, 근처에 후배가 주방장으로 있는 곳이 있다기에, 그 뒤를 따랐습죠. 그렇게 식당을 나서서, 근처 골목으로 5 분쯤 걸어 들어가니, 조용한 카페 분위기의 선술집이 하나 나오더군요.

'여기 사장님이 정우성이랑 되게 친하셔'
친구가 그런 말을 할 때까지는, '뭐 그런가 보다'라는 정도였습니다. 이미 시간이 10시를 넘어 섰고, 손님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말을 듣다보니, 그저 농담정도로 받아 들였죠.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12시쯤이 되었을까요? 청담의 후미진 조용한 선술집 앞에, 허머(Hummer)의 지프가 한대 섰습니다. 저희가 창가쪽에 앉아 있었기에 그때까지만 해도, '와~ 강남에 오니, 이런 차도 보내'라는 반응 뿐이었죠. 그리곤 누군가가 황급히 내리더니, 술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워낙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나서는, 구석의 후미진 독립된 공간으로 가더군요.

저희는 술자리에 정신이 팔려 몰랐는데
'친구 녀석 하나가, 혹시 정우성이 아니냐?'
라고 하는 순간, 설마 설마 했었습니다. 그리곤 웨이터를 불러서, 재차 확인한 결과, 실제 정우성씨가 매니저와 함께 그곳을 방문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간 연예인은 많이 보았지만,
술집에서 그것도 저희가 전세를 낸 작은 선술집의 건너편에 정우성이 앉아있다는 사실에 몹시 흥분했습니다^^ 가서 인사를 해야  할지, 싸인은 어떻게 받을 지에 대한 고민이 머릿 속에서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와이프나 여친한테 정우성이 옆에서 술 마신다고 문자질을 하던 통에, 손놀임이 바빠졌을 뿐이었습니다..

남자의 자존심상
그 분의 프라이버시도 있고, 무턱대고 들이대기가 싫더군요. 그래서 조용히 친구녀석의 후배 주방장을 불렀습니다. 그 후배 또한, 정우성과 친분이 있다기에, 저희들이 싸인을 받아도 되느냐는 의사를 타진했습죠.

역시~ 국민배우다운 에티켓!
이윽고, 정우성 형님과 얘기를 나누던 후배 주방장이 오더니, 기꺼이 응해주겠다고 했다더군요. 족히 10명쯤 되는 떨거지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것도, 곧 결혼 할 친구한테는 친히 매니저가 차에서 정우성 사진을 꺼내와 <결혼을 축하한다>는 메시시를 남긴 선물을 챙겨 주셨습니다.

정우성씨가 자신의 사진에 싸인을 해 준 자료^^

정우성씨가 자신의 사진에 싸인을 해 준 자료^^

완전~ 감동의 도가니!
당시의 감흥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특별한 결혼 선물을 받은 친구 녀석은 얼굴이 싱글벙글이었습죠. 그리고 저희 또한, 그 분을 더이상 방해하기 싫어서, 고맙다는 의사표시와 함께 단체인사를 하며 자리를 나섰습니다. (저희와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 정말 멋있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2010/06/04

아무쪼록, 그때를 기억하고 싶어서, 오늘 이렇게 몇  자 남기고 갑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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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01 0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지금 막~~
<님은 먼곳에> 시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놈놈놈>은 지난주 토욜 저녁에 봤습니다. 딱 이틀차이죠~~

내일이 되면,
오늘의 감성적 느낌을 잊어버릴 것 같아, 잠시 짬을내어 컴터 앞에 앉았습니다.. 스포일러는 아닌만큼 염려놓으십시오..(하긴 스포일러가 스포일러라고 외치지도 않죠^^)

'놈놈놈'은 그야말로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아니 계속 진행 중인 영화입니다. 상반기 한국영화의 침체 속에, 배우의 유명세와 작품성이 결합하여 한국영화 재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이점에 있어서 기쁨과 동시에, 스크린쿼터 문제로 위기에 처한 영화계에 단비를 뿌려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놈놈놈 포스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님은 먼곳에 포스터^^


느낌^^
아마도 두영화를 모두 보신 남성분이라면, <님은 먼곳에>에 한표를 던지실 것 같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영화상영이 끝나고 자리를 나서는 순간, 여기저기서 <놈놈놈>보다는 낫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군대를 다녀오신 남성분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워낙에 유명세를 탄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컷는지, 놈놈놈은 초기 캐릭터별 전개 당시에는 흥미롭게 보았으나, 후미에 들어, 총싸움이라는 볼거리외에는 개인적으로 스토리상 그닥 매력적이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장르개척과 멋진 남자들(정우성의 뽀다구, 이병헌의 캐릭터, 송강호다운 연기)의 열연에 만족했습니다. 볼거리는 많았는데, 다보고나면 허탈함같은거 말입니다^^

님은 먼곳에
이 영화는 수애가 나온다는 사실과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정도만 알고 공짜표가 생겨서 그냥 본 영화였습니다. 허나 보면 볼수록, 이준익감독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 속에, 캐릭터가 살아나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전적으로 며칠사이에 두영화를 본 게 너무나 오랜만이라서, 영화를 보는내내 머릿속에서 비교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판 라이언일병 구하기라고나 할까요?
단순한 전쟁영화였다면, 요즘 그흔한 스펙터클한 SF를 보는 것이 더 짜릿 했을 것입니다. 요란한 CG와 함께 말입니다. 허나 님은 먼곳에는 그 화려함은 없었지만, 인간미에서 녹아나오는 '情'이 있었습니다. 초반부에 잠시 수애와 눈을 마주친 소녀를 시작하여, 전쟁 중의 많은 인간적인 장면을 기억하시면, 감독의 의도가 조금 비춰지지 않았나 싶군요.

총싸움의 과정보다도,
그 속에서 감독은 휴머니즘을 나타내려 많은 부분에서 신경 써 주신 것 같았습니다. 6,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상과 함께, 당시의 노래로 음향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요즘 영화답지않게 상당히 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가부장적인 시대배경..그리고 군대문화..
하지만 6,70년대 한국사회를 아주 잘 표현한 영화

영화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6,70년대였습니다. 이에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가부장적인 문화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여성관객으로부터 큰 점수는 받지 못하였을 거라는 짐작을 했습니다. 더불어, 남성중심의 특수한 상황인 군대문화(선임병과 후임병의 내무반문화^^)가 내용의 큰줄기를 이루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강조한다기보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많은 부분 어필하였을 것입니다.

철인에 가까운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주인공 '순이'는 이시대의 어머니였습니다. 제 앞줄에도 5,60대의 아주머니 3분이 오셔서 관람하셨는데, 영화를 보는내내 웃음꽃과 울음꽃을 연발하시면서 영화에 동화되신 듯하였습니다.

순진한 시골여성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당시의 미덕을 찾고자 영화가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한 악조건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남성의 희생보다도 더한 여장부의 강인함을 통해, 영화는 휴머니즘의 최고조에 달하기까지 했습니다.

극중의 돈, 한두푼에 목숨거는 찌질한 남성 캐릭터보다 훨씬 돋보였던 건..때론 과감한 행동을 서슴치않고, 생사를 오가는 결정적 순간들에서 그녀의 위치가 돋보였다는 것입니다..이러한 전쟁상황 속에서, 결국 승리자는 전쟁을 승리를 거머쥐고자 하는 군인이 아니라는 것이며, 한 여장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기에, 문득 한국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쟁이라는 소재속에, 위대한 여성의 탄생을 적절히 가미한 이번 영화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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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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