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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와이프덕분에, 상당히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애피소드1
집에서 옷을 정리하던 그녀..
요즘 결혼 후에 살이 많이 쪘다며 상심해하던 그녀가 봄옷들을 꺼내들며, 한숨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자신에게 맞는지 안맞는지 옷을 입어보더군요. 한참을 그렇게 옷들과 실갱이를 하는 동안에, 저는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았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제게 말을 걸더군요.

'자기야, 이 옷 어때'

'어 괜찮아'라며 저는 대답했고, 그녀는 성의없는 저의 대답에 못마땅한지, 똑바로 좀 봐달라고 재차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와이프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자, 이 옷이 잘 어울린다는 식으로, 이렇게 말을 건넸습니다.

'와~~ 그 볼레로 자기한테 지금도 잘 어울린다^^'

순간 그녀가 얼었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저는 되레 '잘 어울린다는 데, 왜 그러냐'는 식의 표정을 지었죠. 그러더니 한마디 거들더군요.

'이 옷은 볼레로가 아니라, 자켓이야!!!!!!!!!'

그녀가 입은 옷은 볼레로가 아닌 자켓이었던 것입니다ㅡㅡ 행여 남성분들은 볼레로와 자켓의 차이를 모르실 수도 있겠죠. 저도 와이프따라 쇼핑다니면서 알게 된 용어니까요. 허나 여성분들은 볼레로와 자켓은 사이즈와 형태부터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그렇하기에,
저의 대답은 결국 와이프에게 '살이 안쪘다'는 희망을 주기는 커녕, 되레 '살이 쪘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 되었습니다^^ 정말, 제가 큰 실수를 한거죠. 좀 자세히 보고 말을 했으면 되는 건데, 제 두눈으로 보았을 때는 옷이 가슴부분까지만 내려왔었고, 좀 타이트하게 어깨를 덮고 있길래, 자연스레 '볼레로'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입니다.
이게 볼레로 맞죠?

이게 볼레로 맞죠?


덕분에, 와이프는 옷을 내동댕이 쳤고, '너가 대체 제대로 봐 주는 게 뭐냐' 이런 식으로 갈궜답니다^^ 암튼, 서로 웃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제가 사실을 본 그대로 말한 원죄밖에 없는지라, 곧바로 집근처, 어린이 대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갔답니다^^

애피소드2
간밤에, 친구들과 노느라 힘들어 했던 그녀..
오늘이 부활절인지라 예배에 빠질 수도 없었기에, 그녀를 끌다시피해서 교회에 갔습니다.

이미 장모님과 처갓댁 식구들은 미리 와 계셨고, 저희는 정각에 도착하다보니, 좋은 자리(목사님과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는 이미 점령되어 있었기에, 할 수없이 중앙단상 앞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드뎌, 목사님 설교가 시작했을 뿐이고..
그녀가 졸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좀 꼬집고 하니깐 정신을 차리더니, 시간이 갈수록 고개가 전방위로 돌며 잠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더군요-- 목사님과 눈이 몇 번 마주치는 상황이 왔고, 급기야 장모님이 저보고 당장 깨우라고 문자를 보내는 정도의 상황이었습니다^^
일본에 놀러갔을 때, 와이프가 지하철에서 졸던 모습^^

일본에 놀러갔을 때, 와이프가 지하철에서 졸던 모습^^


오늘은 교회에서 아주 중요한 행사였기에, 목사님 또한 많은 설교 말씀을 준비하셨습니다. 급기야 보다못한 목사님이 한 말씀거두시더군요^^ 주일 전날은 일찍 자고 예배에 참석하고, 성스럽게 예배를 드려야 한다구요. 암턴, 대놓고는 아니지만 와이프에게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예배를 마치고, 애피소드1에서 밝힌바와 같이, 저희는 어린이대공원에 산책을 하고 집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와이프가 미용실을 지나치다, 속눈썹파마를 하겠다고 하길래, '그러자'라고 했죠. 속눈썹 파마라는 것을 저는 처음 보았는데, 두눈을 가릴 정도의 집게 같은 거로 집어주더군요. 미용실 언니가 한 3,40분 걸린다길래, 저는 신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한 십분정도 지났을까요?
와이프가 뭐하나 잠시 보고 있었는데, 역시나 고개를 사방으로 젖히며 운동아닌 운동을 하더군요. 옆에서는 드라이기 소리가 나고, 또 다른 옆에서는 파마하는 아줌마랑 미용실 직원이랑 떠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짬짬이 모자란 잠을 취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어찌나 잘자던지, 그냥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렇게 끝나고 미용실을 나오며, 구박을 주니깐, 되레 이런 말을 하더군요. '미용실 의자가 손받침대도 없고 불편해서 혼났다'며, 담부턴 다른 미용실로 가겠답니다ㅡㅡ

이런 그녀..
결국 지금 침대에서 잠시 넋을 놓으신 채, 편히 낮을 주무시고 있답니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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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직딩이 된 이후로 상당히 얘민해졌다..

워낙에 대학시절 자취를 오래한지라,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에 빠져 살았다..나의 자취방은 온갖 홀아비들의 냄새들로 쪄들어 살았고, 학교 동아리방에는 당시 홈쇼핑계를 강타한 라꾸라꾸 침대를 나의 강력한 주장하에, 동아리 회비로 구매한 뒤로는 거의 내집처럼 생활했다..

한마디로, 복학한뒤에 가장 꼴불견인 선배 중 한명으로 눈치도 없이 동아리 방에서 죽치고 있는 사람중의 한명이었다..

그랬던 내가..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간사한 동물이라 했던가?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초년생시절부터, 자나깨나 출근 시간을 지금껏 어겨본 적이 없다..물론 이게 당연한 태도이지만, 나에게는 나름 평가할 만한 일이다..회식을 했건, 친한 선후배들과 술을 밤새도록 마셨건 공과 사는 확실하게 선을 그으며 직장생활에 임했다..
 
어머니曰,
대견 자식의 이런 행독에 기특해하면서도 아직멀었다는 반응이시다.
'이제 결혼해보거라..아마 또다른 책임감 때문에 많이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 질꺼야'

그렇다..나..사실
요즘은 잠귀까지 밝아졌다..
한번 자면 못헤어나오던 내가, 옆에서 부스럭거리거나 동생이 밖에서 걸어다니는 발자국 소리에도 신경이 거스른다. 하물며 윗층에 사는 아이가 시도때도없이 뛰어다는 것은 이미 나의 말초신경을 자극했는지라, 잠을 설쳐가며 얼굴을 붉힌 적인 한두번이 아니다.

어제도 가벼운 약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괜시리 5시에 눈을 떠, 서재에 들락날락 거리며 책들을 정리하고, 약간의 독서..그리고 간만에 동생이 먹을 아침도 준비해주었다..

이제는 잠과 관련된 나만의 히스테리라고나 할까? 요약하면 이렇다.
하나. 일요일 저녁은 월요일부터 한주를 맞이하기 위해 일찍 자고, 가급적 술모임은 피한다.
둘. 잠을 잘때는 항상 주위의 모든 상황이 종료된 직후(무조건 조용해져야 한다), 숙면을 취한다.
셋. 술을 마셔도, 저절로 출근시간에 늦지않게 눈을 뜬다(가끔 지갑에 안경은 잊어버리기는 한다)
넷. 토요일, 일요일 아침에도 이상하게시리 일찍 일어났다가 다시 잠을 청하곤 한다

그렇다고 모든게 다 고쳐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덤벙대고 어리숙한것은 여전하다..내가 피조물인 이상, 난 그냥 내모습에 만족해하며 살고, 가끔 이렇게 변해가는 모습에 신기해하며 지내고 싶다..

내가 너무 완벽해지면, 사람들이 피곤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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