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진짜 광장은 어떤 의미인가?'
바야흐로 어제는 아주 기가막힐 정도로, '광장'의 참된 의미를 제게 되새겨준 계기가 된 하루였습니다.

TV헤드라인 뉴스에서 잠깐 스쳐지나가던 찰나에, 헤드라인 카피가 나열하는데 이런 문구가 연달아 등장하더군요.

'천안문 사태 20주년, 천안문 광장 및 주변 지역 봉쇄'

'봉쇄된 서울광장, 드디어 시민에게 개방'

텐안먼 사태 20주년이었다고 하죠.
워낙 어릴 적이고, 폐쇄된 중국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라 사실 잘 몰랐습니다. 그저 신지식인 계층의 민주화 운동이었으며, 탱크와 총에 의해 짓밟힌 역사적 사건이었다는 정도만 숙지했던 정도입니다.

제가 쓴 '사태'라는 어휘에서 보듯,
우리는 중국 지식인들에 의한 자발적인 민주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나 싶습니다.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하는데, 중국측의 철저한 사전검열과 당시의 상황이 베일에 감춰지다 보니, 솔직히 국제사회는 아직도 중국 눈치를 보기에 여념이 없지만서도, 힐러리 국무부장관님을 비롯한 몇 몇 국제적 어르신들이 입바른 소리도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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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가 '광장'을 두려워 하는 이유?
갑자기 최인훈 선생님의 '광장'이라는 소설이 머릿 속에 오버래핑되면서, 우리나라 정부와 중국의 공안정국이 한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날 한시에 그토록 광장을 애지중지하는 태도가 넌센스할 정도로 일치하다보니, 누가보면 이웃나라끼리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30년 전 그때의 광장과 오늘의 광장 무엇이 다른가?
저와 전공이 똑같은 철학도 이명준은 30년 전 바로 그때 소설에 등장해서 '내가 기대어, 숨을 쉴만한 광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뉘앙스로 괴로워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진정한 광장을 발견하지 못한 이명준은 철저하게 단절과 불신의 상징이 되어버린 광장을 뒤로한 채, 바다에 투신자살을 했죠.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광장'의 폐쇄는 그렇하기에, 더욱더 실망스럽습니다. 한마디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불신만이 존재할 뿐이며, 화합과 소통의 부재가 이 나라에 만연되어 있는 참혹한 현실이 아닐까싶어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기성찰 이전에, 후퇴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더 두렵습니다.
꺼지지않는 이 나라의 이념 논쟁이니, 극진보들의 불법폭력 사태와 같은 불상사 덕에, 경찰의 일련의 행동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산주의 중국과 비견될 정도로, 세계 어느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광장봉쇄'라는 극약처방은 실사,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게 무색할 정도입니다.

자발적인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모두가 슬퍼하던 그때..
예고없이 경찰버스로 시민들이 편히 쉬는 광장을 막아댔습니다. 경찰 수장이 막말을 일삼고, 노제 때 잠시 개방된 광장을 또 다시, 애워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어젠가요? 이미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집회마져, 불허하려다가 합법적인 시위에 대한 당위성과 주체측의 항의로 가까스러 광장을 개방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죠.

쪽팔립디다.
그냥 뉴스 카피 한번 본 것일 뿐인데,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순간 쪽팔리다라는 표현밖에는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다는 이 나라는 광장의 봉쇄를 풀고, 공산주의 이웃나라는 광장을 봉쇄했다는 소식일 뿐인데, 왜 저를 이렇게나 서글프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광장봉쇄 하나를 두고 민주주의까지 들먹이는 제가 엄청나게 오버했는지도 모릅니다. 허나 우리가 과연 중국의 체재와 무엇이 다르며, 시민들 또한 광장을 봉쇄할 만큼 공권력에 두려운 존재였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그냥 '민주주의'라는 이 나라의 정체성이 의심되고 심히 걱정이 되어 몇 자 적었습니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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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3일..
하루종일, 봉하마을 소식을 접하고 멍하니 있습니다. 영욕의 생을 마감한 전직 대통령의 자살 소식에, 애통함을 억누르지 못할 뿐입니다. 주변의 측근부터 가족까지 다 구속되고, 팔/다리가 짤려 나간 마당에, 삶에 무슨 미련이 남을까하며 고인이 이해되기까지 합니다.

2003년 2월 25일..
'한 개인의 정치적 소명이 이렇게 큰 힘이 되는구나' 정치의 변방에서 머물던 한 사람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힘을 빌어, 16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우매한 20대 청년은 세상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썩어빠진 위정자들의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며, 이 나라의 정치판'을 애써 부정하던 저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이자, 앞으로의 큰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당당히 승리한 인간 노무현은, 20대의 한 청년에게 열정과 희망을 알려주기에 충분했습니다.

2004년 3월 12일..
맹신적인 믿음으로 참여정부를 지켜보던 어느날의 오후.. 캠퍼스에서 한가롭게 수업을 듣던 청년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인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이라는 엄청난 비보를 접합니다. 정치적 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평범했던 청년은 당시 엄청난 자괴감에 휩싸였고, 쓰레기 정치판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노무현 대통령을 처참히 바라봐야 했습니다.

난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 영광스런 세대!
순진한 시골 청년의 이십대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은, 이렇게 참여정부의 희노애락과 함께하며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반세기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처참한 순간으로 기억 될 오늘의 불행까지 함께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80년대 민주화항쟁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제가, 이제는 '386세대'만큼이나 많은 사건,사고를 접했다는 상처 뿐인 영광(?)덕분에 후대에 큰소리칠 수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을 분명히 기억하겠습니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극명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의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밋밋한 소신을 밝히면, 되레 줏대없다는 소리들으며 낙인찍히는 살벌함덕분에, '편가르기'의 한편에 기대야 하는 현실 또한 '민주주의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불신의 사회..
'나와 다름'은 전혀 인정할지 모르는 야박한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전직대통령의 분향소를 설치한 덕분에, 애도하는 시민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허나 이 나라의 공권력은 행여나 모를 진보세력의 불법시위가 자행될 것을 염려하여, 지하철 입구를 통째로 막아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현실입니다.

해외토픽감이라고 밖엔..
물론,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리 만무합니다. 합법적으로 신고하고 질서를 지키겠다던 시위 현장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될 시위도구로 죽창이 등장했습니다. 불법 폭력사태의 빌미를 제공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린 채, 여론을 호도하는 고질적인 시위대의 악습을 근절하는 경찰의 의지 또한 다분히 알 수 있습니다.

슬픈 자화상
덕분에 평화적 목적의 시민들의 추모행령이 불법시위자로 의심받게 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 현실에 또한번 개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고인이 부던히 노력해왔던 '편가르기'를 넘어서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상생'이 무르익기를 희망합니다. 너무나 극단적 양상을 띄는 작금의 현실 속에, 마녀사냥이 두려워 좀처럼 민감한 부분에 말도 못 꺼내다가, 조심스레 소신을 밝힙니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나쁘다라는 선동정치나 군중정치는 이제 좀 지양되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유선진당(평소에는 탐탁치 않게 여기는 정당)의 성명 발표가 간만에 와닿았습니다. 정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애도를 표하였을 뿐더러, 전직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를 교훈삼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단계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습죠. 부디, 건전한 정쟁, 성숙한 시위문화가 함께 자리잡기를 저 또한 간절히 희망합니다.

오늘의 애석한 일로 말미암아, 가슴으로 크게 한번 울어보고 내일을 시작하렵니다. 진심으로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며 이 글을 마칩니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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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greatenergy BlogIcon 파이어 2009.05.23 2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노무현, 그는 우리를 위한 일꾼이셨습니다.

  2.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5.26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하게시리,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분의 족적이 저의 이십대에 함께해서 그런지, 정파/이념을 모두 떠나서 인간 노무현을 그래서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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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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