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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즐거운 주말.. 
저는 돌집.. 그리고 와이프는 친구 웨딩촬영 들러리로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죠.

와이프한테 SOS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사연인 즉슨, 자신이 술에 너무 취해서 대리운전하러 오라는 것이었죠. 다행히 저는 술을 한잔도 안마신 상태라, 이럴 때 점수한번 따보고자 답십리에서 논현까지 날라갔습니다. 그리곤 아주 태연스럽게 그녀를 맞이했고, 그녀 또한 상기된 얼굴로 좀처럼 보기힘든 리액션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뭐, 다 좋습니다.
와이프를 집에 안전히 모시고 오는 중에도, 차안에서 온갖 애교와 가끔 들려오는 고성.. 그리고 가득한 술냄새.. 제가 그간, 저지른 만행(?)이 있었기에, 이 정도는 상당히 귀여웠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엉뚱하게도..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도 화장을 별로 하지 않은 스탈인데, 오늘은 웨딩촬영 덕분인지, 눈화장부터, 암턴 상당히 찐~하게 화장을 했더군요.

그녀의 상태가 매롱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세수만이라도 하고 자라며 강력히 애걸복걸 했습니다ㅡㅡ(사실 저같은 경우는, 술이 암만 취해도 습관처럼 집에오면 양치질과 샤워는 하고 자거든요) 왠만하면, 그냥 편하게 쉬게 놔두려했지만, 눈화장이 걸려서 기어코 침대에 누운 그녀를 씻고 자라고 깨웠습니다.

요지부동의 그녀..
뭐라고 횡설수설하던 그녀를 저는 그만 포기했습니다. 따스히 전기장판까지 켜주고 이불 덮어주고 방을 나왔죠. 그리곤 그냥 답답한 맘에 자동차키를 들고 무작정 집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데가서 건수하나 만들어서 쇠주나 한잔 하고 들어와야겠다..하구요^^

그런데 왠걸..
주파수가 맞춰져있던 라디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알고보니, <정지영의 스위트뮤직박스> 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가끔 주말에 차를 타면 듣게 되던 라디오인지라, 이렇게 늦은 시간에 라디오를 들을 이유가 없었죠. 전에 수험생시절에는 공부하면서 꽤나 들었는데 말이죠^^

제가 좋아했던 정지영누님의 목소리도 들리고해서,
잠시나마 차에 시동을 건 채로 그냥 자리에 앉아서 라디오를 경청했습니다. 때마침, 사연과 함께 2곡의 신청곡이 나오는데요. 정말 노래 제목을 기억이 안나는데, 지금의 딱 제 심정을 표현해주더군요..

그 뭐랄까..
왠지 연인과 이별하거나 다투고나면, 가슴에 팍~~ 꽂히는 그런 노래들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제가 듣던 노래들이 그렇게, 제 가슴을 후비고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와이프와 연애할 때도 생각이나고, 와이프한테 괜히 화를 낸건 아닌가 후회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신청곡들을 다 듣고나니, 와이프에 대한 노여움도 어느덧 풀려 있었죠..

결국, 차에 시동을 다시 끄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모니터앞에 앉아서, 급격한 심정변화를 일으켰던 것을 반성하며 몇 자 적고 있습죠.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싸우곤 후회하는 그런 기분입니다. 물론 그녀는 내일 일어나면, 오늘의 시츄에이션을 기억 못하고, 저를 사랑스러운 남편으로 맞이해주겠죠^^ 쌩쑈를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쪼록 자정에 라디오를 듣게 된 것도 우연이지만, 추억 속의 한 장면과 같은 아름다운 사랑얘기를 듣게되어, 이렇게 화가 풀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가끔..혼자서 삐질때면,
괜히 쇠주에 의지하지말고, 이렇게 달콤한 라디오를 듣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혼자 북치고 장구친 찌질이였습니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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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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