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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야 할 결혼기념일 아침..
와이프와 한바탕했습니다. 되돌아보면, 별 것도 아닌데.. 지기는 죽어도 싫다는 오기까지 발동한 탓에, 서로 얼굴도 안 돌아보고 각자 발길을 향했습니다.

발단은 어제..
결혼기념일이기에, 여기저기 여자 후배들한테도 자문을 구하고, 며칠 전부터 어떻게 하면 와이프를 즐겁게 해줄까라는 생각에 고심하던 저였습니다. 그리곤, 요즘 잘나간다는 모브랜드의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주문하곤 기뻐했습니다. 그야, 당연히 '선물을 받고 행복해 할 그녀'를 떠올렸기 때문이죠.

드디어 오늘..
저는 출근준비를 하는 그녀의 화장대에 이쁘게 포장된 케이스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녀 또한 '드뎌 올게 왔다'는 들뜬 표정으로, 포장을 뜯고 케이스를 열더군요^^ 허나 이내 실망하는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SAMSUNG TECHWIN CO., LTD | Digimax 370 / Kenox D370 | Portrait mode (for closeup photos with the background out of focus) | Pattern | 1/60sec | F/2.8 | 0.00 EV | 5.8mm | ISO-63 | Off Compulsory | 2006:10:21 12:34:58


'***브랜드는 내가 싫어하는 건데'
그렇습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그녀는 제가 구매한 모브랜드 자체를 싫어하던 여성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곤, '지금 우리 형편이 어떤데, 이런 걸 사오느냐'는 반응을 내비치더군요.(분명히, 자신의 맘에 드는 선물이었다면, 이런 치졸한 핑계는 대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ㅠㅠ) 

지금껏 선물을 사면서,
디자인이 싫다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그녀의 애정어린 충고는 잘 받아들여왔지만, 브랜드가 싫다는 말엔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ㅡㅡ

물론, 제가 생각치 못한 부분에 당황했을 수도 있지만
매번 제가 몰래 사주는 선물에는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기 일쑤니, 이젠 저도 지치더군요.그래서, 너가 환불하던지, 맘대로 하라며 애써 의연한 척을 했습니다.

사실, 
남자(남편)이 먼저 챙겨줘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의무로 다가오면서 거북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기념일이나 행사가 있으면 거르지않고, 정성스레 준비한 건데, 자기는 뭐하나 준비하지도 않으면서 이런식으로 나오니 기운이 빠질 수 밖에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엔,
와이프가 원하는 것을 아예 지정해달라고 해서, 속시원히 현찰로 주거나 카드 결제만 대신 해준다는 분도 계십니다. 이게 더 현실적일수도 있기에, 저도 두가지 방법을 병행하지만, 결혼기념일 선물만큼은 '서프라이즈'가 더 낭만적이라 생각했던 거죠.

결혼기념일 아침, 서로 김빠진 상태에서
아무말도 않고 서로의 갈 길을 갔습니다. 덕분에 저는 아직도 분이 안풀려, 여기다 하소연이나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처량한 신세입니까.. 오늘 저녁에 맛난거 먹으러 가는 것도 제멋대로 식당을 예약한 건데, 이것 또한 마음에 안들어하면 정말 큰 낭패일 것 같습니다. 가끔은 못 이기는 척 받아주는 것도 '삶의 지혜'라던데, 결혼을 하다보니, 부쩍 현실적으로 변한 와이프가 못내 아쉽습니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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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ovision.tistory.com BlogIcon che 2009.05.26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그렇죠...바로 그렇습니다...아직 결혼을 하진 않아 결혼선배님이신 젓깔님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할 순 없지만 공감하고 또 공감합니다....ㅜㅜ 기운내세요...

  2.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5.26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을 하면 모든 게 끝인 줄 알았는데, 이제 시작이더군요. 서로를 이해하면서 사는 방법밖엔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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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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