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8.13 책내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Canon | Canon DIGITAL IXUS v3 | Multi-Segment | 1/60sec | f2.8 | 0EV | 5.40625mm | No Flash | 2007:10:10 14:29:47


아주 오랜기간 참아주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기에,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이 녀석..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누르스름한 종이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긴채 지금껏 주인의 선택을 기다린 이녀석, 간절이 원하고 원했는지, 운이좋게 나에게 선택을 받게 되었다. 솔직히 책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준 이 녀석에게 내가 운이 좋았던 게지^^

서재한켠의 비좁은 공간에서 20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냈다면 관록이라 해야할까? 강산이 두번도 더 변한 지금에 와서 촌스러워 보이는 이책이 주는 의미는 내게 남달렀던 것 같다. 왠지 모를 이놈과의 기싸움은 바로 그렇게, 책을 펼치면서 시작되었다.

내용을 떠나 묵직하고 무언가 '다름'을 말하려는 이놈 曰,
'왜 그동안 나를 꺼내 보지 않았느냐'고
항의를 하며, 그간 관심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설움을 토해내듯 달려들 기세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Canon | Canon DIGITAL IXUS v3 | Multi-Segment | 1/50sec | f2.8 | 0EV | 5.40625mm | No Flash | 2007:10:10 14:31:15

그간 얼마나 주인의 손떼가 그리웠을까?
그냥 방치해두었을 거였라면, 차라리 태워서 없애는만 못하다는 것을 뉘우치며, 이놈을 달래듯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서로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이놈이 그간의 노여움을 풀며, 내게 시덥지않은 선물을 주기 시작했다.

다름아닌 '책내음'
어린시절, 오래된 사진첩을 펼쳤을 때의 코끝을 향해 다가오는 퍽퍽한 내음.. 공기의 습도와 어떤 과학적 작용인지는 몰라도 눅눅하고 무거워 보이는 책장은 그간의 주름이라도 되는 듯 꼬깃꼬깃 잡혀있었다.

책장 한장 한장을 펼쳐나갈 때마다,

이놈은 나에게 기억해달라며, 끊임없이 '존재의 가치'를 발산 하던터였다. 덕분에 이녀석의 '책내음'과 함께, 책장을 편안하게 넘길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Canon | Canon DIGITAL IXUS v3 | Multi-Segment | 1/40sec | f2.8 | 0EV | 5.40625mm | No Flash | 2007:10:10 14:30:31

풋풋한 어린시절을 다시 보는 느낌?
오래된 책에 담긴 빛바랜 사진을 보고 혼자 옛생각을 했다. 괜히 맘도 편해지는 걸 보니,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어림잡아 내가 태어난 때와 비슷한 연배를 가진 이녀석덕분에,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잠시 다녀왔던 것 같다.
2007/10/10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언어의 마술사

달력

Add to Google
Statistics Graph

태그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