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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4 산소

산소

20대의 끝자락 2007.03.04 17:19

나말야..산소(山所)가서 산소(Oxygen)먹고 왔어..

흔히들 조상을 모시고 있는 산소에 가게 되면 숙연해진다..공허하다는 표현이 맞을까?
빽빽히 들어선 공동묘지의 경우, 왠지모르게 나를 엄습해오는 기운과 텅빈 것과 같은 느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특히 산소를 올라나서는데 중간중간의 낡은 계단이 있고, 내가 태어난 이후에 한번도 변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대부분의 산소가 시외곽의 산중턱에 있다보니, 이른아침에 산소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가 있었다..

마치 미로찾기라고나 할까? 직감적으로 조상들을 모신 산소의 위치를 금방 찾아나섰지만, 이 넓은 묘지에서 앞으로는 점점더 찾기가 힘들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이미 얼마전부터, 우리나라의 장묘문화에 대한 많은 폐해가 언론상으로 대두되었고, 관리되지않는 묘역, 부족한 땅떵어리라는 사회문제를 필두로 변해야만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도 산소를 다녀오시는 차안에서, 내뜸 당신께서 임종케 되면, 아버지와 함께 화장해서 납골당에 모시라고 신신당부시다..

암튼 명절 전후로 해서, 어김없이 들르는 조상묘역이지만, 지난번의 아버지 산소에 인사드리러 갈때와 마찬가지로, 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왠지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껴서일까?
전에는 마지못해 갔던 산소가 상대적으로 애착이 갔고, 유심이 주변을 살피게 되었다. 증조부부터 모셔놓은 이곳 산소의 묘비가 왠지 주변의 것들보다 더 초라해보였고, 밤이슬 때문인지 이끼가 낀 것 같아 그걸 닦아내며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스럼 맘이 들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의 묘비에는 분명하게 십자가 표시와 함께 이곳이 기독교 공동묘지였다는 생각을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에 대해 약간의 참회같지 않은 참회를 했다. 그동안 할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우리는 나름대로의 제사를 통해 조상들을 섬겨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가 결혼하고 나의 후손들이 나를 보러 이곳에 오게 된다고 직접적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더더욱 그랬는가보다.

이렇게 훌륭하신 조상님들 덕분에 내게도 혼자만의 이기에서 벗어나 종교에 대한 믿음을 주시고, 함께하는 세상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신 것이 아닐까한다..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분명 예비장모님이시다. 암튼 종교에 대한 믿음이 싹트면서, 모든 것들에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것 같아 그저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교회를 다녀오는 길에, 목사님말씀이 전혀 거부감없이 내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스스로 놀랬다. 전에는 한번 걸러서 내껏으로 만들었다면, 요즘은 그냥 주시는 말씀 그대로 내것이 된다(물론 다른 신도들처럼 열심히 받아적고하는 능동적인 태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영생에 대한 관점을 말하는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관점이 다르지만, 어찌되었건 조상님들이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지켜보시고, 그분들은 지금도 영적으로 평화롭게 존재하고 계실 것이다. 이에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그분들에게 예를 표하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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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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