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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마트를 갔다.

으레 주말이면, 우유나 포스트, 빵과 같은 완제품이나 세재, 샴푸와 같은 생필품을 사는 게 전부였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것도 아니고, 식사는 주로 회사에서 해결하고 오기에, 주말에만 간단하게 차려 먹는 게 다다.

 

헌데, 그녀가 생선코너에서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는 동태 2마리를 덥석 사는 게 아닌가?


순간, 생선 비린내 나게, 그런 걸 왜 사냐며 물었더니, 그녀가 째려보며, 너 해장국 끊여 주려고 산다~ !’하며 되래 핀잔을 주었다ㅡㅡ

 

집에서 처음 먹어 본 해장국!!

결혼 4년 차.. 이제껏 그녀가 나를 위해 해장국을 끊여 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서로가 바쁜 직딩인데다가, 내가 술을 즐기는 것 자체가 자랑거리가 아니기에, 속이 쓰려도 그녀에게 해장국 끊여달라고 하거나, 꿀물을 타달라고도 한 적이 없던 나다. 그저, 속이 쓰릴 참이면, 홀로 해결해왔던 게 전부다

[▶관련 포스트 보기] - 빠르고 간편한 숙취해소 노하우^^

 

보글보글 동태전골 마 훼버릿..
보글보글 동태전골 마 훼버릿.. by 만박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집에 도착하자 마자,

동태, 콩나물, 두부 및 야채를 두고 고민하더니, 이내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 저것을 묻는다. 아무래도, 속초가 태생인 나로서는 어머니가 끊여주는 생태찌게만큼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은근히 그녀의 용기있는 도전에 설레였던 게 사실이다.

 

최고의 동태찌게..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레시피를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감칠맛을 위해서라도 넣었을 법한 조미료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시골집 어머니가 알려준 데로, 정성껏 끊인 게 다다. 헌데, 평소 요리라고는 손끝 하나 건들지 않던 그녀의 소행치고는 너무나 맛있었다.

비법은 남편을 위한 애정이 담겼기 때문^^
내가 그녀에게 대놓고 이런 식으로 말하면, 그녀는 너에 대한 증오로 끊였다고 반문했을 게 뻔하기에, 그저 잠자코 있으면서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먹었다.

 

Kong namul
Kong namul by powerplantop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콩나물 무침 추가요~

어제 돼지 꿈을 꾼 것도 아닌데, 오늘 왜 이리 호강을 하는지, 동태찌게를 끊인 그녀가 남은 콩나물로 콩나물 무침을 하는 게 아닌가? 이번엔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콩나물을 데치고, 갖은 양념을 하더니, 맛있는 반찬으로 완성시켰다. 이내, 속이 쓰려서 아침/점심을 거른 나로서는, 2공기를 후딱 헤치우며 만찬을 즐겼다.

 

최고의 만찬이 최후의 만찬이 되지 않기를^^

그날 저녁.. 기대하지도 않았던 만찬에 정말 몸 둘 바를 몰랐던 나다. 언제쯤, 내가 다시금 호사를 누릴까도 싶었는지,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려 했다. 남들이 들으면, 정말 소박한 밥상이려니 하겠지만, 내겐 정말 특별했다. 그저,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정말 가끔(보름에 한번)은 외식도 좋지만, 주말에 함께 요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밥 안해준다고 잔소리한 적 없는 나다.
양가 부모님들에게 또한, 내가 먼저 그녀가 부담되지 않게 그런 말을 자제해달라고 했던 나다. 더욱이, 맨날 업무에 시달리거니와 집안살림을 도맡아 하는 그녀는 내겐 과분한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나를 위해,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었다는 것이 어쩌면 핵심이다.
[▶관련 포스트 보기] [1+1 = ?] - 발렌타인데이^^

 

앞으로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1년에 한번쯤은 이런 포스팅을 꼭 하고 싶을 뿐이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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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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