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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늦은 11시..
난, TV를 끄고 잠을 청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그날도 어김없이 꿈나라로 향하려던 그 순간.. 와이프가 내게 묻는다.

'창문 너머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어?'
나의 온 정신이 방안의 소리에 집중된 사이, 그녀는 잠결에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였던지, 언제그랬냐는 듯 다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만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귀신에 홀렸는지,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아니 들어 보려고 하지 않았던 '방 안의 모든 속삭임'이 내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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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만물의 아름다운 향연..

우선, 우리 방의 소프라노 역할을 맡은 '탁상시계'의 독주가 한창이다.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있던 이 녀석의 바늘추에서 들려오는 '째깍째깍'소리가 정말 기고만장인지라, 너무나 신경이 쓰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두번째는 와이프 화장대 옆에 있는 공기청정기다. 이 놈은 '알토'정도에 해당하는 우중충한 소리를 내고있는데, 배출구로 내품는 '정화된 공기들의 목쉰 합중주'가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한술 더떠, 어머니가 옷깃을 여미듯, '촘촘하게' 닫아놓은 창문 틈사이로는 겨울의 동장군이 찬바람과 함께 '쉬~ 쉬~' 소리를 내며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이들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주는,
나에게 기나긴 밤을 선물해주었고 결국 자정을 넘겨서야 잠을 청하며 마무리되었다.

날이 밝아서도,
난 그날 밤의 향연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잠을 방해한 몹쓸 소음이었지만, 내가 잠자고 생활하던 '작은 공간 '에서 '만물의 향연'이 울려퍼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실로 놀라웠다. 마치, 자연의 중심에 서있는 '조물주'와 같이, 태초의 세상을 보는 듯한 그런 신비함마져 느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잊고 살던 일상의 소중함..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난 지극히 개인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며 주위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찮은 '기계 소리'였지만, 분명 나는 그들의 아우성을 의식적으로 외면해왔다.

세상이치란..
어쩌면 해프닝이라 할 수 있지만, 난 '자그마한 인생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보잘 것 없는 소음은 숙면을 방해할 뿐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나의 기존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면서도, 새삼 함께 살아가는 우주 만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만큼은 분명 값진 소득이 아니었나 싶다.

이 순간에도 쉽게 지나치며,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만물이
언젠간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보석처럼 빛날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지금 내 책상 한 켠에 놓여있는 '오백원짜리 동전''추운 겨울, 택시를 타고 잔돈이 모자란 상황에서 집앞까지 데려다주는 값진 녀석'으로 변할 가능성 또한 충분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생활의 발견'이야말로
내 인생의 값진 즐거움이 되어왔다는 것이 명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쪼록, 저의 쓸데없는 망상 속에, 이런 글까지 남기게 된 것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2010/01/11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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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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