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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5 나를 만나다

어렸을적..이름으로 많은 놀림을 당한 나다..
한때는 이름을 지어준 할아버지를 원망할 정도였으니깐 말이다..

한창 사춘기에 눈을 뜰 무렵,
시골의 작은 중학교였지만, 이내 성적호기심이 가득한 사춘기의 반친구들은
으레, 생물시간이 되거나 성적인 얘기만 나오면 나의 이름을 가지고 놀려대기 시작했다..

그런 특이한 나의 이름덕택에, 난 싸이월드에서도 친구찾기를 통해 금새 찾을 수가 있고, 지금껏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의 이름석자와 똑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다컷다고 하는 얘기지만, 지금은 절대로 누구도 원망치 않는다..오히려 때론 주위에서 비아냥거리겠다 싶으면, 먼저 즐기곤 하니깐 말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단 한사람밖에 없다고 믿어왔던 나의 이름이기에 가끔은 자부심도 느껴질때가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29살의 어설픈 인생동안 가끔은 나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을까? 과연 그분들은 어떻게 삶을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을 한적도 더러있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며칠전, 특정 쇼핑몰에서 몇통의 주문 메일이 날라왔다.

OOO씨께서 주문하신 상품이 현재 배송이 되고 있다고 말이다.

분명 내이름은 맞는데, 주소는 충청남도의 전혀 연고가 없는 곳으로 되어 있었다..

순간..말로만듣던 해킹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차분히 마음을 다졌다.

그날 난..
내이름과 내메일주소를 어떻게 알았을까하는 생각과,
나의 고객정보를 도용해 상품구매까지 한 놈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

곧바로 고객센터부터 갖가지 방법의 응대 및 엄포를 놓고 누군지 밝혀내라고 쌩난리를 쳤다. 괜히 죄없는 콜센터 직원한테 화풀이를 하고, 그것도 분에 안풀려 메일에 적혀있는 배송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이놈 받기만 해봐라, 너 진짜 잘못 걸렸다!"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여보세요" 다행이 전화를 받은 건 중년의 남성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다행이라는 심정과 함께 무언가 알리바이를 밝힐 수 있다는 자신감속에 침착히 응대했다.

"혹시 OO쇼핑몰에서 물건 주문하셨나요? "
"네"

"이게 제이름으로 해서 제 메일로 왔더라구요~ 죄송한데 선생님 본인이 주문하신게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그렇잖아도 OO쇼핑몰에서 확인하느라고 진땀뺐습니다. 근데 왜 또 전화했습니까?"

"아..네..혹시 선생님 존함이.."
"OOO입니다"

그건 분명 제이름이었습니다. 순간적인 안도도 안도지만, 왜이리 기쁘던지요.. 이렇게도 인연이 시작하는구나..하며 서로 통성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고보니 이름도 같을 뿐더러, 아이디도 동일한 것을 사용했기때문에, 주문내역관련 메일이 제게로 온 것이었습니다. 메일 아이디로 '1000sk'를 쓰시는데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은지라, 그만 포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제가 사용하는 메일서비스의 주소를 선택하신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만 그런 실수를 범했노라고..
제게 어쩔줄몰라하시며 미안해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도,
무슨 파의 몇대 손이냐..지금 하는 일은 뭐냐..내가 지금 충청남도 어디에 있는데,
한번 놀러와라 등 서로에 대해 너무나 친숙한 대화를 했더랬죠..

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도 인연을 만나게 되는구나..

단지 이름이 같다는 것일 뿐인데, 서로에게 많은 동질감을 표현하고, 그 이후로도 몇번을 통화하여 오늘에 온 것 같습니다.

언젠간..제가 충청남도에 놀러가야 할 것 같은데, 사실 당장은 엄두가 안나는군요^^ 여차하면 이분께서 가족들을 데리고 서울로 오실 것 같은 불길함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라도 오시면, 아이들 책이나 몇권 사주려고 맘은 먹고 있는데, 과연 그날이 오긴 올까요? 만약에 그분과의 만남이 진실로 이뤄진다면, 꼭 당시의 감회를 다시한번 이공간에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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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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