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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어언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회사업무에 적응 못하고 찌질대다가..
여기저기 인사다니다보니 벌써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여친도 기말고사를 무척이나 못봤지만, 다행이 맘편히는 보았다고 합니다^^ 워낙에 준비를 안해서 그런지 오히려 더 편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그녀가..이제 조금씩 새댁티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해주고 싶어하는 그녀의 맘이 너무나도 이뻤습니다.

계속되는 집들이 때문에, 저는 짜증낼법도 했지만,
그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청소하는 것이며,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것에
흥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정성덕에 음식이 맛있던 것은 두말할나위 없었습니다.
지난주에도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세건의 집들이가 있었지만, 그녀는 매번 색다른 음식 준비로 저를 놀라게 했었더랬죠..

회삿일을 핑계로 많이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일전에 제가 사다준 요리책을 보며, 초보주부로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 며칠전부터는 기어이 장모님에게 한소리를 들었는지, 아니면 음식에 자신감이 붙었는지..
제게 도시락을 싸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답니다.

매일매일 거래처 및 회사동료들과 술약속이 있어서, 저녁늦게 집에 들어가면, 집안에 음식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그리곤 식탁한켠엔 못난 신랑을 위한 도시락과 그녀의 것이 놓여있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워낙에 아침잠이 많은 그녀인지라, 혹시나 노칠세라 저녁에 미리 준비를 해두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장모님이 싸주셨던 많은 반찬이 담겨있던 그 도시락보다 더욱더 의미있는 도시락이었습니다.

장모님에게 질세라 그녀의 도시락통 역시 3단이었고 반찬은 단호박 삶은 것과 계란말이..그리고 밑반찬이 가득 담겨 있었답니다. 덕분에 점심을 같이 싸온 동료들에게도 색시가 싸줬다며 연신 자랑을 하던 터였죠^^

사실..
그녀에게 이런 것을 바라고자 결혼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안먹어도 그만..안챙겨줘도 그만인 것을..그녀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저에게 '결혼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피부로 실감케 해주고 있습니다.


늘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은 그저 이뿌게 자는 착한 아내의 모습만 봐도 즐거운 것을, 눈 비비며 기다려 줄 때..

늘 세탁 후 털지도 않고 말려입은 구겨진 남방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는 남편에게..앞으로는 자기가 다려줄테니 총각티 내지 말라고 말한마디 건네줄 때..

걸레질 한번 하는 것도 귀찮은 남편에게 온갖 귀여움을 떨며, 기어이 한손에는 진공청소기와 다른 손에는 걸레자루를 쥐어줄 때..

이제는 어느덧 공부하는 학생티를 벗고,
한남자의 아내로 너무나도 슬기롭게 자신의 역할을 마다하지않은 그녀를 생각하노라면..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결혼에 대해 실감을 하며
총각시절의 타성을 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자숙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오늘도 느즈막히 퇴근을 하던 길에..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점심은 맛있게 먹었어? 들어오는 길에 압정핀 사와'

먼저 따스히 점심맛있게 먹었다고 반찬이 대인기였다고 연락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압정핀만은 꼭 사가야지 하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하지만 시간은 10시를 훌쩍 넘겼고..지하철역을 나서자마자 동네슈퍼 및 편의점, 마트를 돌아다녔습니다. 이미 문방구는 모두 문이 닫혀있더군요ㅠㅠ

결국 그녀의 작은 부탁마져 지켜주지 못한 채, 기운없이 집에 들어온 저에게..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다음날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제입에 방금 부쳤다는 호박전을 하나 물려주었죠..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맛있게 먹어주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또!!
그녀와 놀아주지않고 이순간을 남기겠노라고 컴터앞에 않아서 글이나 쓰고 있는 저의 모습^^

상상이 가시죠?
이상..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총각인마냥 살아가고 있는 철부지 남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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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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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pocket.tistory.com BlogIcon 젤곰♡ 2007.06.28 1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길에 읽게 되엇습니다..ㅎㅎ
    글 속에서 행복함이 묻어나네요..^-^
    부럽습니다..ㅎ
    요즘 많은 가정이 마지막까지 지켜지지 못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되는데~
    글을 보니 끝까지 행복하실거 같아요..^-^ㅎ

    지나가는 길에 끄적이고 갑니다..^-^ㅎ

집안살림은 내몫!

1+1 = ? 2007.03.13 19:32

지난 1월부터 여친이 실험실에 출퇴근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의 데이트 풍속은 많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내가 직딩이라는 명목하에, 여친이 늘 광화문근처로 와서 데이트를 즐겼다.
물론 상황에따라, 인사동이나 종로에서도 만났지만서도..

여친이 아직 학생이다보니, 많은 시간적여유가 있기에 나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준게 사실이다. 난 그것을 당연스레 받아들인 나쁜 남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예견된 일일까?
여친이 대학원 진학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안 나이지만, 실험실에 들어간 이후로는 도통 시간적 여유가 허락되질 않았다. 평소 일반적인 대학원이라 생각한 나로서는, 그냥 대충대충 다니다보면 석사학위 하나 취득하고, 취업기반을 닦는정도라 여겼지만, 역시 대학원도 대학원 나름이었다보다.

그 이후로, 난 그녀와의 데이트를 위해서는 늘 쫒기는 입장에서 만나게 되었고, 그녀의 스케줄에 맞추어 밤10시에 만나 30분 데이트하고 헤어지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요즘은 아예 금요일 퇴근시간이나, 주말에는 아예 짐보따리 싸들고, 그녀의 실험실앞에 차를 대기해놓는다. 으레 그녀의 집에가서 잠을 자는 것도 자연스러워졌고, 그러면서 함께있는 시간을 늘려나갔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나다..그까이꺼 그런 이해심도 없이 결혼을 한단 말인가?

그러면서도 조금씩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대한민국의 남자로서 어쩔 수 없는 것같기도 하다..그건 바로, 결혼하면 내가 좀 편해지것지..하는 보수적인 생각말이다.

결혼하면 말야..집에서 아침밥도 챙겨먹을거야.. 점심도 싸와서 밥값아껴서 마누라 이뿐 옷도 사줄꺼구^^

하물며 권위적이지는 못해도 어느정도 부인앞에서는 왕이되고픈 욕망..이런 아주 작은 희망들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맘이 그럴쏘냐..
기냥 원래 안먹던 아침은 역시 안먹으면 그만이고, 늘 돌리던 세탁기에는 그저 여친옷까지 포함해서 빨면된다.. 그리고 직장에서 호언장담했던 점심싸오기는 내가 좀 일찍 일어나서 찬밥에다가 밑반찬좀 꾸며서 도시락 싸들고 색시가 싸준 도시락이라고 자랑하면 되지..뭐--

앞으로, 상황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주7일 근무를 하는 여친은 이제 가능성이 없어보인다..모든게 다 나의 몫이 될 것이 뻔하고, 앞으로 대학원 졸업까지 3년인데, 여동생 한명 더 늘었다 생각하고, 맘편하게 봉사하려 한다..

왜냐면 난 그녀를 사랑하니까..그리고 그녀는 내인생의 평생을 함께할 단 하나뿐인 여주인공이니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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