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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를 소유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네비게이션을 달고 있으실 것입니다. 저도 이 녀석 없이는 장거리 여행을 엄두도 못낼 뿐더러, 괜시리 아는 길도 이 녀석을 켜놓고 달립니다. 서울시내에서도 예외는 없죠^^

혹자들은
네비게이션과 같은 편리한 녀석들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점점 인지능력을 상실하고 기계에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된다고 우려섞인 목소리도 내지만, 저같은 길치에겐 정말 유용한 도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에게 '길'은 이렇게 한방향으로만 놓여진 것이다^^SAMSUNG TECHWIN CO., LTD | Digimax 370 / Kenox D370 | Portrait mode (for closeup photos with the background out of focus) | Pattern | 1/500sec | F/4.3 | 0.00 EV | 14.0mm | ISO-63 | Off Compulsory | 2007:03:15 02:37:05

나에게 '길'은 이렇게 한방향으로만 놓여진 것이다^^


이 녀석은 완벽한 길잡이가 맞는 것일까요?
네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 이 녀석을 의심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아는 길도 돌아가라고 하질않나, 가다보면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 이상하게시리 길을 뺑~ 돌아가게끔 안내하는 것 같아 여간 찜찜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요.

집으로 가는 뻔한 길에서도,
 이 녀석은 제가 다니던 편리하고 빠른 길은 내버려둔 채, 지 멋대로 행동하기 일쑤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나 할까요? 계속 어줍잖은 기계음으로 사람흉내를 내며, 자기말만 들으라고 하죠^^ 요즘은 저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몇 번 속다보니, 이 놈이 직진으로 가면 될 길을 한 블럭을 끼고 돌아가게끔 안내할 때면, 그냥 무시합니다. 가끔 쌩뚱맞게 유턴을 하라고 하질않나, 암턴 참 황당할 따름입니다.

고향을 내려갈때도,
고속도로처럼 잘 만들어진 지방국도는 내버려두고, 꼭!!! 유료도로로만 안내하는 얌체같은 짓도 서슴치않죠. 그럴 때면, 이놈의 지도를 만드는 회사가 혹여 어떤 커미션을 빌미로, 일부러 고속도로로만 안내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도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까라면 까야지ㅡㅡ
워낙에 게으르고, 편한 것만 좇는 성향인지라,저는 지도책을 펴보거나 행인들한테 묻기보다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억지고집을 피워대며 그냥 이 녀석이 가라는대로 수긍하며 운전하는 스탈입니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 녀석하고까지 쌈질하면서 운전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결국 큰 코 다쳤습니다ㅜㅜ
때는 어제.. 와이프와 모처럼 원주에 있는 친구내외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뭐 대략 출발할 때, 네비게이션을  키고 길을 예상 해보자면, 그냥 영동고속도로 타고 편하게 가냐, 아니면 양평~여주~원주 국도로 해서 조금 빙빙 돌아가느냐에 대한 걱정 뿐이었죠. 저희는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취지 하에, 일부러 유료도로를 제외하고 길안내를 시작했습니다.

고생은 지금부터..
정확히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이 저녁 6시 반 무렵이었습니다. 1시간 반정도를 예상하고 저희는 양평쪽 국도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좋았죠. 대략 양평으로 경로가 안내되었다면, 이천쪽으로해서 빠지거나, 아님 고속도로를 경유해서 가거나 할 줄 알았습니다.

강변북로를 지나, 남양주를 거쳐, 양평에 들어서려 하는데...
갑자기 네비게이션이 잘달리던 도로에서 동네 마을 어귀와 같은 시골길로 빠지라고 안내를 하였습니다. 엊그제 네비게이션 지도를 업데이트한 저로서는 이번에 새로 추가된 기능인 동네샛길 안내에 따라 '아.. 이 녀석이 지름길을 안내해주는 구나'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그 길로 빠졌습니다^^

한 삼십분쯤 달렸나요?
정말 가로수는 커녕 시커먼 어둠 속에 헤드라이트를 상향등으로 킨 채, 저희는 30분을 동네 길을 따라 시속 30킬로미터로 달렸습니다. 점점 길을 잘못 든 것 같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도 옆에서 잔소리하는 와이프 덕에, 자존심은 남았는지 심지를 세운 채, 묵묵히 달렸습니다.

차가 산으로?
가도 가도 도무지, 멀쩡한 도로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이윽고 마을의 그림자는 커녕 인기척이 드문 산기슭까지 도달하더군요. 그리곤.. 아주 황당한 표지판을 접하게 됩니다.

'OOO공원묘지'

저희 부부는 당황했습니다.
아무리 빠른 길인들, 어두컴컴한 밤에 공동묘지를 지나서 갈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차를 급히 돌렸습니다. 순간, 이 모든 잘못을 제게 돌릴 와이프의 잔소리 또한 무서워, 괜시리 네비게이션 탓을 하며, 씨부렁~ 씨부렁 거리며, 빠져 나오기에 정신 없었습니다ㅠㅠ

'와이프랑 원주에가서 맛있는 저녁먹고 기분이나 내볼까'했던 꿈은 이미 산산조각난지 오래요. 제발 유료도로도 좋으니, 원주까지 큰 길로만 달리게 해달라는 게 당시의 제 바램이었다고나 할까요?

때마침, 
그 길을 돌려 나오는 찰나에, 맞은 편에서 차가 달려오는 것을 세웠습니다. 다행히, 원주민이셨고, 차근차근 길안내를 받아 그 미로를 빠져나와 바로 옆의 큰 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그분 또한 왜 이 험한 길로 네비게이션이 우리를 안내해주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와 함께, 자신도 이 길로 원주까지 가본 적이 없다며 참 한심하게시리 저희를 쳐다보셨죠.

믿는 도끼에 발 제대로 찍힌 격?
그렇게 모CF처럼, '집 나와서 개고생'을 해가며, 예정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더 걸려 9시쯤 도착했고, 밥만 허겁지겁 먹곤 친구내외와 얘기할 겨를도 없이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참 분하더군요. '내가 어쩌다 공동묘지를 안내받아서 갔나'싶기도 했구요. 잠시 멍텅구리 기계 녀석을 욕하다가도, '다음부턴 미리 경로를 숙지해 가야지'하는 후회도 밀려오더라구요.

허나, 아직도 왜!!!!
우리의 친절한 네비게이션님은 왜 멀쩡한 큰 길을 내버려 둔 채, 공동묘지로 길을 안내해주려고 했을까요? 그냥 심심해서 저의 담력을 시험하고자 했던 건지, 아니면 자기를 너무 믿는 주인을 위한 깜짝 서프라이즈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큰 깨달음을 얻긴 얻었습니다ㅡ,.ㅡ

기계에 처참히 이용당한 어제의 일로,
저는 트렁크에 쳐박아 두었던 종이책 지도 또한 꺼내들었습니다. 이젠 그 누구도 믿지않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스스로 생각하며 운전하겠다'는 평범한 진리를 얻었죠^^ 새삼, 네비게이션이라는 아주 유용한 도구가 수동적 사고를 하는 우매한 인간을 유린했을 뿐더러, 제게 자괴감마져 들게 한 엄청난 사건임을 밝히며, 이 글을 마칩니다!! 2009/03/30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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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TISTORY 2009.04.02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2009년 1월부터 매주 티스토리 블로그의 좋은 글들을 '스포츠서울'에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트에 포함된 글, 사진과 함께 블로그 이름과
    주소, 필명 등을 지면에서 보여드리게 되는데요, 이에 회원님의 글을 실어
    드릴 수 있을까 하여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이 포스트를 스포츠서울에서 소개해드릴 수 있을까요?
    댓글 남겨주시면, 저희가 확인하고 스포츠서울 측에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확인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2. Favicon of http://itier.tistory.com BlogIcon 레고 2009.04.17 1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네비게이션에 몇 번 당한 경험이 있는지라 ......... 와닿네요! -_-;;;;;;

    같은 목적지라도 유료 통행료 지급하는 쪽으로 추천해서 길 안내는 기본이고, 돌아가는 길, 차 막히는 길 등등 네비는 어디까지나 참고만 해야 하나봐요. ㅠㅠ

  3.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4.17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기본 디폴트가 무조건 유료도로로 정해져있죠^^ 아마도 모종의 거래가 있는 듯 싶습니다^^

  4. Favicon of http://www.savecard.ez.to/ BlogIcon 세이브 2009.05.06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카드포인트로 네이게이션을 받아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네비게이션은 올여름 휴가 가기전에 필수로 챙겨야할 아이템!
    현금없이 네이게이션을 먼저 받자!
    신한세이브카드, 삼성세이브카드 전국가입센터
    http://www.savecard.ez.to/

  5. 동감합니다 2009.08.26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번주에 시골길만 몇시간 달려서 돌아돌아 목적지에 도착했네요. 돌아올때는 더 심각하더군요. 네비게이션을 내가 왜 달고 다니나 하는 자괴감에도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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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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