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놓아드릴 때가 왔습니다.
더 이상, 연민을 두지않고 당신을 편안히 보내드리겠습니다. 짬짬히 들려오는 영결식 소식에, 점심시간도 잊고 경복궁을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노란색으로 물든 운구행렬이 광화문을 출발해 서울시청에 도달하는 순간을 지켜볼 때, 모니터를 보면서 눈물이 찔끔나내요.

뭐가 그리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주류의 변방에서 외톨이 취급을 받던 당신 주변에서, '노무현'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에 밝히기가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이제 당신은 저만의 우상이 아닙니다
전 국민의 '바보'로 다시 태어난 당신.. 앞으론, 저의 신념을 밝히는 것 조차 대중들에게 평범하게 들릴 것 습니다. (바보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말.. 이제는 가족, 친지 그리고 지인들의 눈치를 안보고 소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될 것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군요)

서울시청 앞의 노란물결..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한국 정치사에서, 당신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국민을 얻었습니다. 수백 만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아 당신의 영정에 인사를 했고, 수십 만명의 추모객들이 지금 역사의 현장에서 당신이 가는 길을 노란 물결로 애도하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떠났지만,
이 나라에 다시금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애도열풍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배후가, 끝까지 당신이 가는 길에 훼방을 놓으려고 안달이지만, 이들조차 사랑하라는 당신의 말씀에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당신때문에, 당신 주변이 너무나 힘들었다는 말..
그렇게 당신은 희생으로 그들에게 또 다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온갖 핍박을 받아왔던 측근들은, 이제 '정치검찰'로 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이상, 외톨이라 생각치 마십시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체가 당신의 참된 희생으로 말미암아, 그토록 당신이 바랬던 '함께하는 세상'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보수, 진보할 것없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당신을 추모하며, 역사의 한장면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으로..
DMB의 작은 화면에, 비춰지는  시청앞 노제에서 이 노래가 울려퍼지자, 정말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미련한 바보는 50만명이 넘는 노란 물결이 시청 앞을 가득 채웠다는 소식에,  그곳에 함께하지 못한 자책에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정말 치졸하게도, 이렇게 온라인으로만 떠들고 있는 제 자신에 자괴감이 앞섭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추모열풍..
정치적 꼼수라고 비웃던 세력들은 지금 좌불안석일 것입니다. 행여나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비겁한 짓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평가절하했던 당신에 대해, 이토록 국민들이 열광하는 것에 못마땅해하면서 말이죠.

오늘이 지나면..
모든 정치적 부담을 안고 이 나라의 통합을 위해 큰 희생을 치른 당신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리 기억하겠습니다. 이 가혹한 세상이 당신의 서거로 인해,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전에 이루고자했던 당신의 뜻을, 지금 온 국민이 기리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 뿐입니다.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제게도 2세가 태어나겠죠. 그 아이가 역사책을 꺼내들고, 역사의 한순간으로 남을 '노무현'이 누구냐고 묻는 때가 오겠죠. 그럼, 저는 오늘을 회상하며, 아이에게 당신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들을 빠짐없이 말할 것입니다. '그 분은 아빠의 영원한 마음 속의 대통령으로, 이 나라의 보기드문 성인'이라며 말입니다.

부디, 가시는 곳에서 만큼은 편히 쉬시길 바라며, 이제 진실로 놓아드리겠습니다.
'사랑했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은 떠났지만, 당신의 고귀한 정신은 늘 국민들 가슴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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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greatenergy BlogIcon 파이어 2009.05.29 1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인을 진심으로 정말로 추모드립니다. 당신은 노무현에 대해 오랫동안 좋아하신 듯 하네요. 저는 노무현전 대통령님이 돌아가신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정말 그분께 죄송스러워요.

  2.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5.30 1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한 줌의 재로 남겨진 그일지라도, 영원히 국민들 마음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을 것입니다!


2009년 5월 23일..
하루종일, 봉하마을 소식을 접하고 멍하니 있습니다. 영욕의 생을 마감한 전직 대통령의 자살 소식에, 애통함을 억누르지 못할 뿐입니다. 주변의 측근부터 가족까지 다 구속되고, 팔/다리가 짤려 나간 마당에, 삶에 무슨 미련이 남을까하며 고인이 이해되기까지 합니다.

2003년 2월 25일..
'한 개인의 정치적 소명이 이렇게 큰 힘이 되는구나' 정치의 변방에서 머물던 한 사람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힘을 빌어, 16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우매한 20대 청년은 세상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썩어빠진 위정자들의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며, 이 나라의 정치판'을 애써 부정하던 저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이자, 앞으로의 큰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당당히 승리한 인간 노무현은, 20대의 한 청년에게 열정과 희망을 알려주기에 충분했습니다.

2004년 3월 12일..
맹신적인 믿음으로 참여정부를 지켜보던 어느날의 오후.. 캠퍼스에서 한가롭게 수업을 듣던 청년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인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이라는 엄청난 비보를 접합니다. 정치적 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평범했던 청년은 당시 엄청난 자괴감에 휩싸였고, 쓰레기 정치판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노무현 대통령을 처참히 바라봐야 했습니다.

난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 영광스런 세대!
순진한 시골 청년의 이십대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은, 이렇게 참여정부의 희노애락과 함께하며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반세기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처참한 순간으로 기억 될 오늘의 불행까지 함께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80년대 민주화항쟁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제가, 이제는 '386세대'만큼이나 많은 사건,사고를 접했다는 상처 뿐인 영광(?)덕분에 후대에 큰소리칠 수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을 분명히 기억하겠습니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극명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의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밋밋한 소신을 밝히면, 되레 줏대없다는 소리들으며 낙인찍히는 살벌함덕분에, '편가르기'의 한편에 기대야 하는 현실 또한 '민주주의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불신의 사회..
'나와 다름'은 전혀 인정할지 모르는 야박한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전직대통령의 분향소를 설치한 덕분에, 애도하는 시민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허나 이 나라의 공권력은 행여나 모를 진보세력의 불법시위가 자행될 것을 염려하여, 지하철 입구를 통째로 막아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현실입니다.

해외토픽감이라고 밖엔..
물론,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리 만무합니다. 합법적으로 신고하고 질서를 지키겠다던 시위 현장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될 시위도구로 죽창이 등장했습니다. 불법 폭력사태의 빌미를 제공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린 채, 여론을 호도하는 고질적인 시위대의 악습을 근절하는 경찰의 의지 또한 다분히 알 수 있습니다.

슬픈 자화상
덕분에 평화적 목적의 시민들의 추모행령이 불법시위자로 의심받게 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 현실에 또한번 개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고인이 부던히 노력해왔던 '편가르기'를 넘어서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상생'이 무르익기를 희망합니다. 너무나 극단적 양상을 띄는 작금의 현실 속에, 마녀사냥이 두려워 좀처럼 민감한 부분에 말도 못 꺼내다가, 조심스레 소신을 밝힙니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나쁘다라는 선동정치나 군중정치는 이제 좀 지양되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유선진당(평소에는 탐탁치 않게 여기는 정당)의 성명 발표가 간만에 와닿았습니다. 정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애도를 표하였을 뿐더러, 전직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를 교훈삼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단계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습죠. 부디, 건전한 정쟁, 성숙한 시위문화가 함께 자리잡기를 저 또한 간절히 희망합니다.

오늘의 애석한 일로 말미암아, 가슴으로 크게 한번 울어보고 내일을 시작하렵니다. 진심으로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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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greatenergy BlogIcon 파이어 2009.05.23 2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노무현, 그는 우리를 위한 일꾼이셨습니다.

  2.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5.26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하게시리,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분의 족적이 저의 이십대에 함께해서 그런지, 정파/이념을 모두 떠나서 인간 노무현을 그래서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엄청난 비보를 접했습니다.
9시 경, 본능적으로 TV를 켰는데 봉하마을의 안타까운 비보와 함께, 큰 자막으로 '노무현 대통령 자살'이라는 뉴스보도가 나오더군요.

혼자 흥분했습니다!
아직 사실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추측성 보도를 내보내는 것이 그냥 못마땅했나 봅니다. 그 후로, 계속 브라운관을 멍하게 쳐다보며, 설마설마하며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엄청난 충격
아나운서와 기자들도 놀란나머지, 이내 평정심을 찾고, 자살가능성의 무게를 둘 뿐,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한 나라의 대통령이시자, 수많은 정치 역경을 딛고 일어선 현명하신 분께서, 극단적 선택은 하지 않았을 거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단순 실족사이기를 바랬습니다.

11시 경, 여러가지 정황이 포착되고, 새로운 소식들이 계속 나왔습니다. 부산대병원장이 새벽 일찍 병원에 나왔다는 것, 그리고 평소에 늘 동행하던 비서관은 사저에 남겨둔 채, 경호원과 함께 산행에 올랐다는 것, 무엇보다 유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제 노 전대통령의 서거는 자살로 기정사실화되는 것에 그저 혀를 찰 뿐이었죠.

평소 저를 잘 아는 후배녀석에게 전화가 걸려오는 순간,
'이 녀석이 분명 위로차 연락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조심스레 이 소식을 아는지부터, 괜찮냐며 퉁명스럽게 묻더군요. 그닥 뭐, 허무라고 할 것도 없이, 저 또한 담담하게 받아들인 터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인간 노무현을 정말 좋아했을 뿐입니다.
저는 노사모도 아닙니다. 하지만, 어딜가서든지, 노무현을 좋와한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분의 정치적 인생만을 염두해 두곤, '실패한 정치인 혹은 권모술수가 능한 분'이라며, 조롱하는 듯 대했지만, 제겐 달랐습니다.

또 한번의 정치적 선택?
많은 추측 중에, '목숨'을 가지고 '딜'을 했을 수도 있다는 부분에는 선을 긋고 싶습니다. 아무리 막장으로 몰렸더라고 한들, 한 나라의 국가원수이셨던 분이 그렇게 쉽사리 자신의 목숨마져 내놓고, 승부수를 띄었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단란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까지 들어닥친 커다란 시련이 그 분을 힘들게 하였을 것입니다.

이제 조용히 보내드렸으면 합니다.
엄청난 고뇌 속에,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없던 그 분을 그저 이해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기에, 더더욱 그 분을 조용히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임이 틀림없습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이자, '한 나라의 정체성'마져, 흔들어버릴 수 있는 중차대한 사건이기에,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앞으론..
벌써부터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모두 정치적으로 미칠 파장에 대해 많이 염려하는 듯 합니다. 그 중에서도, 사법부(검찰)의 이례없는 강압수사는 분명 여론의 도마에 오를 뿐더러,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정권이 바뀌자마자, 참여정부의 측근에 대한 사정수사가 끊임없이 이어지다, 결국 노 전대통령을 전방위로 압박하자, '봉하마을을 직접 겨냥하였을 뿐더러, 그 강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진실은 가려져야 하고, 전직대통령이라도 죄가 있다면 마땅히 받아야하겠지만, '형평성'부분에 있어서 검찰의 수사는 이전의 '전직대통령 비리'때와는 사뭇 달랐다는 말이 많았죠. 아마도 지금쯤, 사법부 수장을 비롯해서, 많은 관계자들은 혹시나 모를 '역풍'에 '벌써부터 촉각을 세우고 있지는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정권 인수 후,
국가기록원 정보열람 사건부터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던, 청와대와 여권 또한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이겠죠.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운운하며, 계속되는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지만, 이번 사건으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입니다.

믿기 힘듭니다.
국가 어르신의 서거를 두고, 정말 예측이라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습니다. 보잘 것 없는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너무나 큰 충격이기에 오랜만에 몇 자 남기게 되었습니다. 먼훗날, 과연 후손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면서도,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함께 맞이하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하는군요.

조그만 땅덩어리에,
무슨 갈등이 그리도 많은지, 끊임없는 이념대립과 그로인한 불행의 연속.. 서로 감싸주려하기보다는 배척하기 급급한 우리내의 현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느정도 자성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저 씁쓸한 건
무슨 일제시대의 친일파 청산도 아닐 뿐더러, 민주주의 테두리에서 10여 년간 지속되던 정권이 이양된 것 뿐인데, '어떤 보이지않는 힘이 전직 국가원수를 자살로 까지 몰 수 밖에 없었을까'에 통탄할 따름입니다. 정쟁의 논란을 뒤로하고서라도, 분명 이번 일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입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렇게 된 이상 고인을 조용히 보내드리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한단계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기를 조심스레 바라고자 합니다.

부디 중학교 사회시간에 배운 바 그대로,
'짧은 민주주의 역사 속에, 찬란한 문명사회 개척과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을 함양한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더불어, 고인의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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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뀐지 1년..
봉하마을은 여전히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봉하대군'
노건평씨의 넌센스한 권력형 비리를 들출 때만 해도, 참 어이없어 했죠. '순박한 농촌어르신을 왜 꼬득여서 이렇게 세상을 어지럽히느냐'는 게 저의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그저 정권이 바뀐 것에 대한 현 정부와 검찰의 사정수사일 뿐이라며, 거듭 참여정부의 '깨끗함'에 저 스스로 '빨간줄'을 긋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왜 자꾸 노무현 전대통령의 얼굴에 먹칠을 합니까?
측근들의 비리수사에 급물살을 탄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저 4,29 재보선 선거를 겨냥한 '물타기'에 포커스를 두려고 애썼습니다ㅜㅜ 민주당의 내부혼란을 야기시킨다거나, 전정권의 적절치 못한 행동을 드러내어, 국정운영의 심판을 들고나온 야당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술수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신정아 사건을 시작으로, 측근들의 줄소환 그리고 대통령 형님의 비리가 들춰질 때만 해도, 한 개인의 자잘못일 뿐이라 판단했습니다. 그 이상/이하도 아니며, 괜히 주변사람의 그릇된 언행으로 대통령의 이미지에 먹칠한다고 되레 원망했던 저입니다. 최측근에 이어 친인척 비리마져 혐의가 입증된 이상, 그 분의 '도덕성'은 이미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만큼 떨어졌지만, 그래도 '인간 노무현'에 대한 마지막 미련은 버릴 수 없었답니다.
▶[관련포스트]2007/11/02 대선정국의 블루칩

돌이켜 보니, 참 우매한 시민이었나 봅니다.
이런 뉴스가 흘러나올 때면, 와이프 또한 옆에서 꽤나 고소하다는 듯이 바라보았습니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저버리지 않은 저로서는 계속해서 참여정부의 '이상'에서 허우적 거리며, 좀처럼 빠져 나오기를 거부했죠. 설마가 사람잡는 다더니, 제가 딱 그런 격(?)인 것 같습니다ㅡㅡ

이른바 자의반 타의반으로 노무현의 남자들이라고 칭해지는
'박연차, 강금원, 이광재, 정상문'등의 수사 과정에서도, 정치적 해석으로의 확대를 피하곤, 근근이 버텨왔습니다 . 기존의 정치판과는 너무나 다른 태동에 열렬히 환영 했었고, 임기내내 많은 정치적 실험을 실패로 맛보았지만, 한 방향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그 분의 '곧은 심지'만큼은 지금까지도 존경해 왔으니까요.
▶[관련포스트]2007/10/07 신정아, 과연 그녀는 잔다르크가 될 수 있을까?

오늘 그 분의 고백은 정말 떳떳치 못합니다!
가족 친지나 지인들, 심지어 장인어른까지도, '너 아직도 참여정부를 옹호하냐'고 묻는 와중에서도, 저는 '인간 노무현'을 참 좋아한다고 우회적으로 답하곤 했습니다. 이젠, 이러한 대꾸조차  떳떳히 말 할 용기가 안나는군요. 최소한 그 분이 걸어온 길과, 그간의 비춰진 모습 속에서, '청렴결백'이미지는 버릴 수 없었기에, 더더욱 자괴감이 앞섭니다. 언제나 부조리에 맞서 사회 정의에 앞장서왔던 그 분의 '캐릭터'만큼은 끝까지 지켜주기를 바랬기에, 실망감도 크겠죠.

아직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던들,
그 분 또한 역대 대통령의 퇴임 후의 씁쓸한 뒷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깨끗한 이미지의 이면에 숨은 속내가 드러났다며, 보수층에는 호재아닌 호재로 작용하겠죠. 그렇게 임기내내, 뻔뻔스럽게 권력형 비리와는 담을 쌓을 것처럼 행동하시더니, 측근들의 구속을 시작으로 이렇게 곪다 못해 시커멓게 밖으로 터져나온 것입니까?

이번에 어짜피 검찰을 통해 터져나올 것을 미리 판단하시곤 언론에 선수(?)친 것도, 그토록 딴나라당이 폄하해왔던 '정치적 꼼수'는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론은 이제 더이상, 그 분의 편이 못 되어 드릴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떳떳하게 수사를 받으십시오. 더이상, 정치 검찰의 음모라고 폄하하지 않으렵니다.  여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실 때, 자주 사용하시던 '맞장토론'을 하시든, 결백을 밝혀내는 길만이 명예로운 은퇴를 지켜줄 것입니다.(이미 재임시절, 검찰과의 TV대담 형식의 토론경험도 있으신만큼, 결백하시다면 입증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번에 직접 밝히셨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동안 지지해 온 저의 신념은 이제 헌신짝 버리듯 내팽겨칠 수밖에 없게 된 것 같습니다.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질 때로 좁혀진 마당에, '고해성사'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혹시 발표시기를 저울질한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더불어 '저의 집'(권양숙여사)이란 우회적인 표현을 쓰셨다고해서, 조금이나마 자신의 직접적 비리와 선을 그으신 것이라면, 이 또한 비겁한 행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실이 밝혀진 들, 제 마음에서는 이제 잊으렵니다.
퇴임 후, '봉화마을'에서 누리던 영화마져도 가식과 사치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노라고,  민주주의2.0을 통해 천명한 작은 정치적 모험도 이젠 대놓고 구설수에 오르내리겠죠.(물론, 이미 퇴임 후에도 민주주의 2.0을 통해 상왕정치를 한다며, 여론의 하마평에 많이 등장하긴 했습니다)

결과를 떠나 실망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아직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범법행위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허나 단순히 빌린 돈(?)으로 혐의가 무마된다고 한들,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믿어왔던 여자친구에게 한순간에 배신을 느끼는 것마냥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혹자는, '니가 뭔데, 오버하냐'고 충분히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한점 부끄럼없는 떳떳한 모습으로, 다시 그 분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작은 바램이라면 바램입니다. 그래도 어떠한 용도건간에, 제게 있어서 돈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씁쓸한 여운은 계속 남아있게 될 것 같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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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h0303.tistory.com BlogIcon black_H 2009.04.07 2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조금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투표는 최악중에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란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의 탁월한 선택이었으니까요...
    다만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이 지금처럼 될대로 되란식으로 똥을 뽑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4.08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포자기 하기엔 아직 이르죠. 하지만, 돈의 용처를 떠나, 어제 사건은 큰 실망 그 자체입니다. 모든 게 비주류에서 시작했던 그 분의 성공은 마이너에서 살고 있는 소시민들에게 큰 힘이 되곤 했는데, 너무 안타깝기그지없습니다ㅡㅡ 이미 여론이 등진 상황에서, 앞으로 딴나라 세상은 계속 되지 않을까싶내요.

  3. 뱃살공주 2009.04.08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빽바지 오빠의 심경이 궁금해서 들어와봤는디.
    글이 올라와있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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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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