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내가 취업했을 때만 하더라도, 광화문이라고 하면 막연히 도심 속 빌딩 숲에 가리워진 서울의 한복판쯤으로 여겨왔을 뿐이었다. 그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 정도로 생각하며, 대한민국의 중심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벅찼다.

출, 퇴근 길..
많은 인파에 파묻힌 채, 쓸쓸히 시멘트 길 위를 걸어가는 생활을 반복해왔다. 가끔, 소고기 파동과 같은 군중의 시위가 있을 때나, 요란한 싸이렌을 울리며 경호차량들이 수십대씩 지나가는 광경을 보고서야, 이곳이 지정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산증이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주변의 고궁들..
따스한 봄날, 점심 식사를 마치면, 으레 팀원들과 주변 길을 산책하곤 했었다. 이에 경복궁이나 덕수궁길을 따라 걷는 것은 예삿일이요, 가끔 봄바람이라도 살랑살랑 불 때면 삼청동에 가서 과감히 커피를 마시고 오는 무모함도 보여 왔다. 그냥, 조금만 눈을 돌리면, 조선시대의 발자취 뿐만 아니라, 고즈넉한 자태를 풍기는 다양한 과거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뻥을 좀 보태자면, 강남에서는 맛볼 수 없는 그런 아날로그적인 품격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차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가 혼재한 광화문이라는 곳에 대해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광화문의 대중적인 장소보다도, 나름대로의 숨겨진 매력이 물씬 풍기는 경희궁 주변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한다.

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160sec | F/7.0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14:32
역사박물관과 구세군 회관 사이..
작은 골목길이 신문로라고 일컬어 진다. 그 초입에는 신문로 지구대와 메트로 신문사가 위치해 있으며, 광화문의 일반적인 모습의 일부분이다. 헌데 <나무사이로>라는 식당을 지나서면서 부터는 드뎌 묘한 매력을 풍기기 시작한단다.

오르막길을 따라..
테이크 아웃 커피를 하나 들고서, 무작정 그 길을 걷곤 했다. 신문로와 마주 선 바로 옆의 대로에는 많은 인파가 혼재되어 있지만, 그곳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한 정적이 흘러나왔기에, 직딩들이 선호했던 산책코스였던 것 같다.
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250sec | F/3.5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09:22
신문로 중턱에는
한옥과 양옥을 개조한 난장이 건물들에는 주로 교육문화 산업에 어울리는 다양한 곳(출판사, 디자인 회사, 교총 회관, 진학사등)이 즐비해 있다. 그렇게 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마침내 성곡미술관을 정점으로 저 밑으로 대한축구협회 건물이 선명하게 들여다 보이게 된다.

성곡미술관 옆에 위치한 카페스트^^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160sec | F/3.5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08:07

성곡미술관 옆에 위치한 카페스트^^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성곡미술관의 야외 전시관을 거닐며,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던 기억이 난다.

미술관 안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벤치에서 잡담도 나누고, 성곡미술관의 제일 높은 곳에서 광화문 반대편의 사직터널 방향을 내려다 보며 즐거워했었다.

아무 이유없이, 컴퓨터 스크린을 벗어난 그 점심시간이 참으로 소중했을 뿐이었다.



더욱이, 미술관의 바로 맡은 편에는

카페스트라는 유명한 커피숍이 위치하고 있는데, 나 또한, 그곳을 자주 들렀다. 이미 커피마니아층에는 워낙에 알려진 장소이기에,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하겠다^^

낡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의 전경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250sec | F/3.5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07:50

낡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의 전경

성곡미술관을 정점으로
정말 아기자기한 카페부터 식당까지(백반집도 있음^^) 이 골목을 지키는 터줏대감 건물들은 그 정취 그대로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워낙에 고풍스러운 장소가 많이 있기에, 셔터에 담아놓은 사진들을 모두 소개해드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것 같다. 무엇보다, 광화문 근처의 직딩이시라면, 짬을 내서 골목길을 거닐어 볼 수 있다는 게, 도심 속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이외에도,

내수동으로 내려가는 길목까지 이러한 전경은 끊임없이 이어져 있을 따름이다. 마치 7,80년대의 추억까지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주변 골목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내리막길에 위치한 내수동교회 담벼락길^^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250sec | F/3.5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04:50

내리막길에 위치한 내수동교회 담벼락길^^

이미, 빽빽한 오피스 건물 사이에
숨겨진 작은 군락지처럼 사람들로 부터 멀어질데로 멀어진 낡은 역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허나 분명한 것은 그곳엔 떠나간 옛사랑의 추억과 같은 잊혀진 그리움에 사무치 게 될 정도의 정서가 살아 있다^^ 언젠가 사라질 지 모른다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주변에서 찍은 카페 사진 몇 컷과 함께,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80sec | F/3.5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03:02
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Creative program (biased toward depth of field) | Pattern | 1/125sec | F/3.7 | 0.00 EV | 6.2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23 15:10:52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 성곡미술관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제 놓아드릴 때가 왔습니다.
더 이상, 연민을 두지않고 당신을 편안히 보내드리겠습니다. 짬짬히 들려오는 영결식 소식에, 점심시간도 잊고 경복궁을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노란색으로 물든 운구행렬이 광화문을 출발해 서울시청에 도달하는 순간을 지켜볼 때, 모니터를 보면서 눈물이 찔끔나내요.

뭐가 그리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주류의 변방에서 외톨이 취급을 받던 당신 주변에서, '노무현'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에 밝히기가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이제 당신은 저만의 우상이 아닙니다
전 국민의 '바보'로 다시 태어난 당신.. 앞으론, 저의 신념을 밝히는 것 조차 대중들에게 평범하게 들릴 것 습니다. (바보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말.. 이제는 가족, 친지 그리고 지인들의 눈치를 안보고 소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될 것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군요)

서울시청 앞의 노란물결..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한국 정치사에서, 당신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국민을 얻었습니다. 수백 만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아 당신의 영정에 인사를 했고, 수십 만명의 추모객들이 지금 역사의 현장에서 당신이 가는 길을 노란 물결로 애도하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떠났지만,
이 나라에 다시금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애도열풍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배후가, 끝까지 당신이 가는 길에 훼방을 놓으려고 안달이지만, 이들조차 사랑하라는 당신의 말씀에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당신때문에, 당신 주변이 너무나 힘들었다는 말..
그렇게 당신은 희생으로 그들에게 또 다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온갖 핍박을 받아왔던 측근들은, 이제 '정치검찰'로 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이상, 외톨이라 생각치 마십시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체가 당신의 참된 희생으로 말미암아, 그토록 당신이 바랬던 '함께하는 세상'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보수, 진보할 것없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당신을 추모하며, 역사의 한장면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으로..
DMB의 작은 화면에, 비춰지는  시청앞 노제에서 이 노래가 울려퍼지자, 정말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미련한 바보는 50만명이 넘는 노란 물결이 시청 앞을 가득 채웠다는 소식에,  그곳에 함께하지 못한 자책에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정말 치졸하게도, 이렇게 온라인으로만 떠들고 있는 제 자신에 자괴감이 앞섭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추모열풍..
정치적 꼼수라고 비웃던 세력들은 지금 좌불안석일 것입니다. 행여나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비겁한 짓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평가절하했던 당신에 대해, 이토록 국민들이 열광하는 것에 못마땅해하면서 말이죠.

오늘이 지나면..
모든 정치적 부담을 안고 이 나라의 통합을 위해 큰 희생을 치른 당신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리 기억하겠습니다. 이 가혹한 세상이 당신의 서거로 인해,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전에 이루고자했던 당신의 뜻을, 지금 온 국민이 기리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 뿐입니다.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제게도 2세가 태어나겠죠. 그 아이가 역사책을 꺼내들고, 역사의 한순간으로 남을 '노무현'이 누구냐고 묻는 때가 오겠죠. 그럼, 저는 오늘을 회상하며, 아이에게 당신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들을 빠짐없이 말할 것입니다. '그 분은 아빠의 영원한 마음 속의 대통령으로, 이 나라의 보기드문 성인'이라며 말입니다.

부디, 가시는 곳에서 만큼은 편히 쉬시길 바라며, 이제 진실로 놓아드리겠습니다.
'사랑했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은 떠났지만, 당신의 고귀한 정신은 늘 국민들 가슴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greatenergy BlogIcon 파이어 2009.05.29 1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인을 진심으로 정말로 추모드립니다. 당신은 노무현에 대해 오랫동안 좋아하신 듯 하네요. 저는 노무현전 대통령님이 돌아가신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정말 그분께 죄송스러워요.

  2. Favicon of http://ecolige.com BlogIcon 언어의 마술사 2009.05.30 1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한 줌의 재로 남겨진 그일지라도, 영원히 국민들 마음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을 것입니다!

1

<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언어의 마술사

달력

Add to Google
Statistics Graph

태그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