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에
아무생각없이, 창문을 열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닥 태풍의 위력을 감지하지 못하고, 일상의 마무리를 했습죠.

새벽녘,
몰아치는 비바람에 창문이 요동을 쳤습니다. 급기야, 저희 방문이 바람의 압력에 쿵쾅 거리기 시작했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밤잠을 설치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시청했습니다. 단순히 강우량의 차원을 넘어서, 몰아치는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서울 곳곳에서 나타났더군요. 지하철이 끊기고 서울 시내가 마비되었다는 등의 소식을 접하곤, 그저 출근 시각을 앞당겼습니다.
빌딩 간판이 힘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

빌딩 간판이 힘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

설마 우리 동네도?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단전이나 단수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바람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만한 설치물도 없어서인지 남의 일로만 느꼈답니다. 다만, 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발걸음을 제촉했을 따름이죠.

믿겨지지 않는 현실

저희집, 바로 옆의 고층 건물의 풍경입니다. 길다라게 늘어선 입간판들이 힘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 가운데를 덮쳤습니다. 이뿐 만이 아니더군요. 주변 곳곳에 나무가 쓰러져 있거나 여기저기서 태풍의 위력에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외출을 자제해야지~!
굳게 마음을 먹고,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서울생활 10여 년만에, 이렇게 시내가 초토화된 모습을 처음 겪다보니 저 또한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미, 가거도를 중심으로,
남해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온 <태풍 곤파스>가 현재 인천을 거쳐서 북상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안심하기에는 금물입니다.

특히, 건물 주위를 걷게 된다면,
꼭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며, 무언가 떨어지지 않나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특별한 오늘 아침의 단상을 남기며, 저는 이만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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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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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에 위치한
한강 유람선 선착장에서 막연히 마포대교 건너편을 바라보면, 유난히도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강변북로를 지나다 보면, 한남대교의 부촌과 신동아건설이라는 간판이 무의식 중에 인지되는 것과 같이, 공덕오거리 근처에서는 유독 동그란 구 모양의 빌딩이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왔다.

이름하여, 번개표 건물
그 빌딩의 누구의 소유인지는 몰랐다. 더욱이 번개표라는 장수 브랜드가 금호전기라는 국내 토종기업의 것인지도 관심없었다. 그저, 번개표하면, 형광등을 떠올리는 수준에 머물다, 기가막힌 위치에 전광판을 달아 독특한 브랜드 네임만큼이나 톡톡 튀는 광고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번개표' = '한강의 랜드마크'
지정학적 위치도 훌륭했지만, 왠지 아날로그틱한 '번개표'라는 전광판이 빌딩에 걸려있는 모습 자체가 상당히 넌센스였다. 더욱이 그러한 사람들의 인지효과 덕인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포대교하면 번개표 빌딩을 떠올릴 만큼이나, 친숙했던 이미지였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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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엊그제 강변북로를 지나다가~

번개표 빌딩은 그대로 있었는데, '헨켈'이라는 간판으로 교체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게 있어서 만큼은
영원히 그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남았던 랜드마크였는데, 왠지모를 섭섭함이 밀려왔다.




'형광등 팔기가 많이 힘들어졌나'하는

아쉬움과 그냥 막연히 좋아했던 감정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뒤져가며 자초지종을 살펴봤다. 덕분에, 번개표 브랜드가 조명기기 업체인 금호전기의 것이라는 것과, IMF때 경영악화로 그 건물을 팔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관련기사보기]금호전기,번개표 브랜드 딜레마?

그저, 안타까운 것은
해당 전광판의 위치가 워낙에 뛰어나서인지는 몰라도, 광고료 상승에 따른 현실적 장벽때문에, 부득이하게 철수를 결정하게 되었다는 데 있었다. 단순히, 토종기업을 우대해 줘야한다는 비논리적 접근도 가능하겠지만, '번개표'로 대변되는, 72년 간 지속된 흔치않은 토종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지원책이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하필, 헨켈이지?
더욱이 안타까웠던 점은, 이른바 '번개표'를 철수시키고 들어선 브랜드가 바로 독일의 생활산업용품 장수기업이자, 요즘 TV 홈쇼핑을 통해 다양한 주방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헨켈'이라는 장수기업이라는 것이다.
헨켈이라는 전광판으로 바뀐 빌딩 외부 모습OLYMPUS IMAGING CORP. | SP600UZ | Normal program | Pattern | 1/125sec | F/4.4 | +1.00 EV | 14.3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8:07 15:31:26

헨켈이라는 전광판으로 바뀐 빌딩 외부 모습

여타 광고주도 많았을 테고..
입찰가가 가장 높았기에 '헨켈'이 그 자리를 차지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지금 시점에서 엉뚱하게 드는 생각은, 건물주가 한국 토종 브랜드를 대처할 간판에 대해, 조금만 더 심사숙고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점이다.

아무쪼록,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남의 건물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할 수는 없고,  단순한 간판 교체 건으로 또 하나의 토착기업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기우이겠지만, 심히 염려스러운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만큼,
금호전기라는 회사 또한, 앞으로 쭉~ 성장해 나가는 모범적인 장수기업으로 영원히 남았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짧은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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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용강동 | 금호전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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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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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번개표추억 2011.08.15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제서야 번개표가 아닌 헨켈 간판이 달린 것보고 건물을 옮겼나 검색했다 님 글을 봤네요.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이야ㅠㅠ걍 뭔가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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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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