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12 - [200자 만평] - 중국의 자국사랑..그리고 국수주의

장귀안귀안선수에게.. 당신은 정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입니다. 토너먼트 경기에서 침착한 경기운영과 실수를 연발하지 않은 그대 모습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허나 경기장에서 당신을 응원하리라고 생각했던 중국인 관중들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었나봅니다. 오히려 8강부터 격돌하던 한국 낭자들을 위해 멋진 휘파람과 고성을 들려주더군요..

당신을 응원하던 분들의 목소리는 들리지가 않기에, 여기가 중국이 아닌가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당신의 친한 친인척과 친구 몇 명정도였나 보내요.. 당신이 활시위를 당길 때, 응원이나 휘파람을 불러주기는 커녕, 모두가 관심이 없던지 그냥 조용히만 있더라구요..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이 기억이 납니다. 그대와 우리는 악연이긴 악연인 것 같습니다. 당시에 막내로 출전했던 당신은 단체전 결승에서 맞붙은 우리나라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추태를 부리곤 했습니다. 그때의 악연이 지금까지 이렇게 연결될 줄이야..

암턴, 스포츠경기라고 하는 것은 자국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것이 정상인데, 당신은 무척이나 서운했을 거라 생각이 들더군요. 경기를 보는내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더불어 중국관중들이 한국양궁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렇게 두터팬들이 저~~멀리 중국에까지 있다는 것을 보고, 한류열풍이 스포츠에까지 퍼져있구나 싶었습니다^^

경기에는 지긴 했지만,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이러한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해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를 펼쳐서 우승한 당신과 우리편에게도 아낌없는 응원을 해준 중국인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혼자서 싸운 당신은 훌륭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너무나 침착하게, 그리고 단 한발의 실수도 하지않았던 당신이기에 얄미울 정도였으니까요.(물론 결승전 1쿼터에서 한발의 실수를 하긴 했습니다) 24년 철옹성의 한국양궁은 그렇게 당신앞에서 무너져내렸습니다. 누구나 인정했던 세계최강의 한국낭자 3명을 8강부터 내리꺽어 올라 온 당신의 저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대가 이렇게 잘할 줄은 정말 생각을 못했던 저로서는, 무척이나 아쉬웠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상대편을 응원해주는 당신의 조국 응원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경기의 당락은 선수 본인의 실력으로 판가름할 뿐, 응원단의 괴성은 핑계일 뿐입니다.

패배는 깨끗하게 인정하고 당신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그렇기에 박성현선수가 말했듯, 값진 은메달을 따봐야 금메달이 더 값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허나 진심으로, 당신의 맘은 편한지 묻고 싶습니다. 결승에서, 1점차의 멋진 승부의 이면에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던 한국선수에게 멋진 응원을 한 복병이 있었습니다.

이미 경기는 끝났고, 세계인의 한사람으로서 당신을 진정으로 우승자답게 인정하겠습니다. 더불어, 그대의 조국이 보여주었던 응원문화 또한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1% 부족했던 경기매너가 99% 실력으로 일구어낸 당신의 우승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어, 못내 아쉬워 이렇게 몇 자 적게 되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중국이 아닌, 어느 나라에서건 당신과 또 다시 경기를 하게 되기를 그저 바랄 뿐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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