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

난꿈을꾼다 2007.03.05 13:41

어머니가 오늘 속초로 떠나셨다.. 계속된 못난 아들걱정에, 장사도 잠시 접은 채 서울로 올라오신지 나흘만이다..

같이있는 동안에도, 난 술약속과 여친을 만나느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어머니와 함께하지 못했다.

언제나.. 자식의 입장에서서, 자신이 가진 것을 몽땅 다 털어서라도 부담을 덜어주려는 어머니의 고뇌는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시다. 그 크신 사랑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도 당신이 떠나는 날까지, 자신의 것을 포기하고, 모두 내어주고자 했던 울 어머니..
지금까지 희생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하는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

결혼하는 이순간까지, 짐만 않기는 제게 당신은 모든 것을 희생하시려 했습니다.
이렇게 잘 커왔다고 고마워하는 당신께 멋쩍은 웃음으로.. '그럼, 이정도면 아들 잘 컸지?'라고 대답하는 철부지 아들인데도 당신은 그저 내리사랑으로 절 지켜주셨습니다.
이제는 다컸다고 계속 당신의 품에서 벗어나고자, 큰소리치는 아들에게 당신은 인생의 선배로서 늘 겸손한 삶을 살아가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이 늘 웃는 얼굴로 저를 대하고, 당신만이 모든 희생을 하시려는데도 아직도 아들은 철이 덜 든 것 같습니다. 그저 당연한 당신의 도리로서만 생각할 뿐, 어쩌다 이렇게 당신의 큰사랑에 마음속으로 깨우치는게 전부이니 말입니다.

늘 고된 장사로, 유년기의 저와 동생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주시지 못한게 한이 되신다고 말한 당신..그런 말씀을 하는 당신앞에서 저는 차마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건 사춘기시절의 어설픈 방황시기는 있었더라도, 그저 당신이 어린 두남매를 눈물로 키워오신 것을 두눈으로 지켜보며 자라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바르게 자라야겠다고, 꼭 어머니한분만을 바라보며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던 저희 두남매입니다..
 
엊그제, 어머니는 동생에게서 온 문자라며 동생이 씻는사이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집에 와도 엄마가 늘 이렇게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죠.

당신은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세가족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며 속초살림을 정리하고 올라오실 뜻을 내비추셨습니다. 이유인즉슨, 동생은 어린시절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못받고자란지라, 앞으로라도 저희에게 따스한 밥을 챙겨주시고 싶으시다는 것이었죠.

낯선 서울로 올라와, 작은 소일거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살고자하는 당신의 소박한 꿈..정말 거절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자식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반자를 만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식들 걱정에 밤잠을 설치실 우리 어머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여친의 가족들도 어느정도 동의한 상태라 문제는 없지만, 제가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오면 저와 동생, 그리고 여친의 직장생활과 대학생활로 바쁘기에 온갖 집안 살림을 도맡아서 하실게 뻔한 당신..

이제는 자식덕에 좀 편히 사실 나이이신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모시고 살면서 효도는 못할망정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된 삶이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갑자기 당신이 오늘 11시차를 타고 간다는 문자를 받은 것 뿐인데, 그리고 분명 출근길에, 오늘 떠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왜 저는 속으로 이렇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요?

그저 안타깝기만 할 뿐입니다. 늘 살얼음을 걷듯 치열한 삶을 살면서도, 정작 가족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준 것도 그리고 해줄 것도 없는 저입니다. 그런데도 없는데서 마져도 다빼서 주시려는 당신께 늘 짜증만으로 일관했던 못난 아들이 아무 계획없이 결혼한다고 하는데도 당신은 제편이 되어 주셨습니다.

앞으로 당신이 당신만의 삶을 여유롭게 살아가도록 하는게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못난 아들, 딸이지만, 새로운 식구와 함께 당신께 더욱더 잘할 것입니다. 정말 아들하나 잘 뒀다는 당신의 입바른 소리처럼..꼭 행복한 나날만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다짐하고 다짐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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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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