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 2010.08.13 13:30


지난주 토요일..
음, 정확히 8월 4일은 저희가 사귄지 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눈치없는 대한민국 남자를 자처하는 저로서는  
'8월 4일이 어떤 날인줄 알어?' 라는 와이프의 물음에 계속 딴청을 피워대기 일쑤였습니다.

되풀이 되는 물음에, 짜증이 나서, '무슨 날인데?'라고 물어보니,
우리 사귄지..1년 되는 날이라고 하더군요..

아차!
결혼을 했기에 안주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순간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결혼후,
저는 모든 대소사의 기준을 결혼과 관련된 날에 초점을 두고 있었지, 연애의 당시는 까마득히 잊어버렸던 거죠--

'자갸..우리 결혼한지 백일째 되는 날이야~'
'자갸..우리 결혼 일주년이 되는 날에는 이러쿵~ 저러쿵~ 하자'

이런저런 말을 했던 기억이 스쳐감과 동시에,
얄밉게도 왜 연애당시의 날들은 기억을 못했는지 당시에 그냥 미안해 했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지난주 토요일..
저희는 신혼여행도 같이 가고, 결혼일이 똑같은 커플과 모임이 있어서 신천으로 갔습니다.

불행중 다행인가요?
약속장소까지 그녀와 함께 가고나서야 그날의 약속은 펑크가 나버렸습니다. 그렇게 사귄지 1년 되는 날을..우리는 모처럼 둘이서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는 제겐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1주년을 몰랐지만, 이순간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이번 만행을 뒤늦게 깨우치고, 그녀와 함께 멋진 데이트를 할 마음이었습니다.

장미꽃을 몰래 사올까? 아니면,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간만에 '칼질'좀 해볼까?

그렇게 비오는 그날..
우리는 그냥 거리를 거닐던 그자체가 데이트였고, 저녁 식사로는 냉면 한그릇, 그리고 디저트로는 과일빙수 2인분을 시켜 낭만은 커녕 서로 맛있다며 마구 비벼 먹은게 전부였습니다.

조금 섭할 만도 한 그녀..
그녀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비빔냉면은 양념이 매워서 좋았고, 비오는 날 팥빙수를 먹은 것은 색달랐다는 말을 넌지시 제게 던집니다. 듣고 좋아하란 얘긴지는 나중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음.. 제 월급으로 세식구 살아가는것에 적응을 한 채,
어느새 자기보다는 가족을 위하는 살림꾼으로 변한 그녀가 던진 말한마디에 속좁은 저는 혼자서 마음에 담아 두어야 했습니다. 그냥 많은 것을 바라고 결혼한 것도 아닌데, 저는 대부분을 못해줬기에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저보다도 더 바삐 실험실에서
근무 하느라 피곤한 와중에도, 집에와서 짜증한번 내지않고 투덜대는 못난이 남편을 다 받아주는 그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런 행복을 준..그리고 결혼이라는 걸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짚어준 준 그녀에게 항상 고마울 따름입니다.. 나란 존재의 삶의 이유를 알게 해준 "그녀"를 감히 김춘수님의 "꽃"에 비유코자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묻는다면,
그건 단연 그"꽃"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속 영원한 '꽃'으로 삶의 등불을 밝혀 준 그녀와 잘어울리는 시가 아닐까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춘수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2007/08/06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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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자 2007.08.08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닭살 돗아서 이젠 정말 못들어 오겠다..ㅋㅋㅋㅋ

  2. 이재환 2007.09.10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배..님.. 형님.. 너무 멋있어여..^^


<내맘대로 스토리텔링하는 공간>블로그 이름이 시니컬하죠^^ 왜 젓깔이냐 굽쇼? 비린내나는 젓깔이 내포하는 풍자적 뉘앙스(조까)를 토대로, 1人 대안세력으로서 사회적 담론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젓깔닷컴이 푹~삭힌 진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실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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