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1 꽃보다 지친 남자ㅡ,.ㅡ

어제,
와이프가 '꽃보다 남자'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을 훔쳤다.  구준표금잔디의 이별장면을 보면서 말이다-- 어처구니 없는 표정과 함께, 궁시렁 거리는 나를 보며, 그녀는 다소곳이 말했다.

'드라마일 뿐, 그냥 봐주길 바래'
요즘 사회면이 모자랄 정도로, '꽃보다 남자'의 가십거리가 유행이다. 덕분에 나에게 있어서, '꽃보다 남자'는 스토리보다도 외적인 요소에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드라마가 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게, 장자연 사건의 새로운 내용이 밝혀지는 것도 모자라, 어제는 드라마에 출연 중인 모매니저의 폭행사건이 붉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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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도 드라마 촬영보다는 반성의 자세를 보여야하지 않을까한다. 하다못해 액땜이라도 해서, 굿판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싶기도 하고.. 떠도는 리스트엔 일부 PD의 유착관계가 밝혀진 마당에, 입장표명이라도 좀..

내가 순진했던 것일까?
그간 '카더라'통신을 통해, 지하세계에서 이미 소문이 파다한, 이른바 '스폰'이라는 개념을 요즘에서야 머릿 속에 정리를 할 수 있었다. 내가 '없는 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냥 '가진자'들의 썩을 행동들을 보면, 너무나 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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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경찰수사를 순진하게 믿으며, 단순히 우울증에 의한 연애인의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나로서, 속속들이 밝혀지는 이번 보도들을 접하면서도, 정말 실망을 금치 못한 게 사실이다. 혹시, 혹시 하던 '성상납'의 아주 작은 단면이, 이번 사건을 통해 밝혀진 것일 뿐, 아마도 지금도 음지에서 울고 있는 많은 신인배우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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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이뿐만이랴..
전에 사회를 발칵 뒤짚은 'X파일'만 보더라도, 연예계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앞으로 못된 악습은 근절하겠노라고 다짐을 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 유력인사들이 개입한 이른바 '스폰'이라는 훌륭한 제도는 음지에서 계속 활개치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나 보다. 아예, 사무실 옥상에 버젖히 침실을 꾸며놓은 기획사 대표의 치졸한 저의가 무엇인지, 지나가는 똥개도 다 아는 사실이다. 사건의 핵심당사자인 그 분은 처음엔 떳떳한 척 하더니, 왜 일본에서 칩거 중인지는 똥개한테 다시한번 물어봐야 겠다.

아무튼 난 연예계의 실상이 밝혀졌다고 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분명, 자신의 노력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분들이 대다수 일테니까말이다. 하지만, 우매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드라마를 볼 때마다 난 색안경을 끼게 될 것 같다.

두렵다.
일개 드라마 단역이라도, '얘는 오디션을 얼마나 잘 보고 이 드라마에 출연했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얘는 얼마를 줬을까?' 혹은, '설마 얘도 드라마 출연을 위해 몹쓸 짓을 한 건 아닐까'라는 편견으로 대할까봐 두렵다. 덕분에, 지금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다른 여배우들 마져도, 혹시나 출연을 댓가로 모종의 거래가 있었기에, 한자리 꿰차지 않았나하는 쓸데없는 망상에 빠진다.

오디션 신화는 없는 걸까?
실력보다는 기획사의 파워가 현실인 지금, 큰 기획사일수록 성공의 지름길을 걸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건 사실일 것이다. 뭐 이정도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느정도 인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샌가 기획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노예 계약서를 비롯하여 연예계 성상납, 출연료 갈취, 매니저의 횡포와 같은 사회 부조리 사건들이 계속 터져나오더니, 급기야 이미 썩을데로 썩은 연예계의 악습을 오히려 더 조직적으로 되풀이 한다는 게 화가난다.

그래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갑자기 드라마가 크랭크인이 되기 직전에, 주연여배우를 바꾸는 사건이 있었다. 혹시 이러한 경위도 자세히 따져 들어가다보면, 결국 배우의 자질보다는 기획사의 알력이나 감독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잘 다뤄진 배우를 선호하다보니 생긴 일은 아닐까 심히 염려스럽다. 더불어 유추해보면, 이러한 사건은 비단 드라마 뿐만이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2009/03/25

돈없고 빽없으면 성공 못하는 씁쓸한 연예계의 한 단면을 보며..
힘없고 빽없는 한 직딩이 좌절하며 이 글을 마친다 OTL
Posted by 언어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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